2008. 9. 16. 12:22ㆍ충청
참으로 좋은 길.
박달재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나뭇잎이 햇볕을 가려주고, 이따금 선들바람이 불어온다.
높낮이가 거의 없이 이어지다가 맞춤하게 오르막과 내리막이 나타난다.
휘적휘적 걸으면서 산 속 맑은 공기를 만끽한다.
호젓한 산길에 오가는 이가 없으니 번거롭지 않아서 또한 좋다.
파랑재를 지나고, 주론산을 넘고, 구학산으로.
구학산에서 방학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 끝에 굽이도는 임도.
산의 품이 크고, 골짜기가 깊은 걸 본다.
임도가 끝날 무렵, 맑은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등목을 한다.
꽤 너른 저수지 옆을 지나고, 저수지 밑에 있는 구멍가게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충주에 와서는 능이버섯찌개.
유 선생님이 발견하여 따온 노루궁뎅이버섯 세 송이는 삶아서 참기름소금에 찍어 먹는다.
노루궁뎅이버섯 삶은 물이 당뇨 예방에 좋다면서 식당 주인이 내놓는다.
몸에 좋은 건 둘째 치고, 맛과 향이 좋다.
충주에서 백운까지는 버스, 백운에서 박달재까지는 택시를 이용했다.
유병귀, 신종선, 이호태. 능이버섯찌개에서 최광옥 임성규 합류.
(2008.09.15)
* 백운산에서 보름가리봉, 수리봉, 벼락바위봉, 구력재, 구학산, 주론산, 박달재, 시랑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몇 해 전, 시랑산에 오르다가 ‘백운산 천제단’을 보고 의아해했었는데, 이렇게 산줄기를 가늠해 보니 이해가 간다. 그러고 보면, 구학산, 주론산, 시랑산은 ‘봉’이라고 부르는 게 어떨까? 주론산 봉양 쪽 골짜기에 배론성지가 있다. 지형이 배 모양이라는데, ‘주론[舟-]’과 ‘배론’은 같은 말이다. 구학산에 학이 아홉 마리가 살았단다. 각각 운학리, 방학리, 황학동, 상학동, 선학동, 학산리 구학리, 송학리, 황학산[영동]으로 날아가 땅이름에 붙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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