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태가 호태산에 [공주 호태산]
2021. 11. 4. 22:27ㆍ충청
1,500여 년 전에 백제 왕국의 도읍이었고, 조선시대 충청감영이 있었으며, 동학농민혁명전쟁의 막바지 전투가 치열했던 곳. 아득한 옛날부터 대대로 쌓인 유물과 유적, 이야기들이 널려 있는 곳. 공주.
2021년 11월 4일 목요일. 오늘은 호태산을 찾아 산길을 걸으면서 머리를 식힌다.
공산성에서 금강 건너편에, 공주대학교 신관캠퍼스에서 길(무령로) 건너편에 있는, 야트막하고, 덩치도 작은 산이다.
산속에 자리한 수자원공사로 오르는 길가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푯대봉(138)을 넘었다. 무령로로 내려선 다음 금강대교 건너 공주시내에서 요기를 하고, 강을 도로 건너 와서 다시 산에 오른다. '공주 신관리 석실고분'(충청남도 기념물 제7호)를 들러보고, '호태산 전망대'에서 말없이 흐르는 금강과 물 건너에 펼쳐지는 산과 들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다가 되돌아선다. 서너 곳 갈림길들도 끝까지 밟아보면서 여유를 부린다. 흐리멍덩하던 머리가 맑아지고 기슴이 시원하다.
왜 호태산인가? 마주 오는 중년에게 말을 붙여 본다. "호랑이 호 자요. 산의 자태가 호랑이가 무엇을 안고 있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많이들 찾고 있지요." 그러고 보니, 아까 금강 건너편에서 몇 번이고 바라봤을 때, 그렇게 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 금강을 가리키며, 금남이 어떻고, 금북이 어떻고, 덧붙인다. 금남정맥과 금북정맥에 대한 얘기다.
푯대봉. 이정표에서 '호태산' 또는 '호태산 정상'을 가리키는 곳에 '푯대봉'(138) 푯돌이 있다. 공주 지역 측량 기준점이란다. 높이로 봐서는 전망대로 내려서기 전에 솟은 봉우리가 더 높은 게 분명한데. 혹, 측량 기준점이니까 푯대봉 표지석을 세운 게 아닐까. 혹, 호태산 표지석을 세운다면 그쪽이 되지 않을까.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더니, 웬 잡념인가. ㅎㅎ.
이렇게 충주에 사는 이호태가 공주에 있는 호태산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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