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에도 남산이[청양 남산녹색둘레길]
2021. 11. 11. 22:23ㆍ충청
청양에도 '남산'이 있다. 서울에도 있고, 충주에도 있고, 경주, 천안, 괴산 등지에도 있는 것처럼. 앞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대개 고을의 남쪽에 있기에 '남산' 이라고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거니와, 와서 보니, 청양의 남산도 청양 읍내 앞에, 남쪽에 솟아 있다
2021년 11월 11일 목요일. 충청남도 청양군 남산 둘레를 걷는다. '남산녹색둘레길'이라고 하는 길이다. 지천을 따라 흐르는 '지천생태길', 남산 산속을 헤집는 '녹색길', 벚나무 가로수길과 함께 가는 '벚꽃길', 탄정리 마을을 지나고 대치천을 따라 처음 그 자리로 이어지는 '고향길', 하여 14Km쯤 되는 길이다. 지천과 대치천이 만나는 청양 읍내 어귀에 있는 지천생태공원에서 걸음을 뗀다.
장곡사가 자리한, 칠갑산의 긴 골짜기를 흘러와서 청양 읍내를 흐르는 지천이 참으로 맑다. 물이 맑고, 물가도 맑고, 주변 산도, 들판도, 마을들도 맑고 깨끗하다.
적누리 마을 안내판에 적힌 지명들을 보자. 마을의 흙이 붉고 누른 빛이기에 '누레기' 또는 '적루', 위쪽에 '웃누레기', 아래쪽에 '아랫누레기', 새로 자리를 잡은 '새터' 또는 '신대', '개바우'(바위), '고지골'(마을), '떼집거리'(마을), 광금리 '쇠밭', 저수지 물구멍이 있어 '수멍고개' 등등.
적막한 산속 적누저수지 앞에 저수지를 만든 사람의 공을 기리는 비석이 있다. 이 마을의 대지주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초겨울 산골 저수지 풍경을 바라본다. 저수지 둑을 쌓고, 어울려 농사를 짓던 옛날 사람들을 삶을 상상해 본다. 저수지를 지나 호젓한 산길을 걷는다. 광금리, 산속 마을을 지나면서 별천지가 아닌가, 하면서 사방을 둘러본다. 아름드리 벚나무 가로수길, 벚꽃길을 걸으면서 화사한 봄날을 그려 본다.
청양고추. 가로등을 장식한 붉은 고추 조형물을 보면서 청양고추를 생각한다. 이곳 청양 지역에서 재배하는 청양고추와 또 하나의 청양고추. 크기가 작고, 매운맛이 강하며, 주로 풋고추로 인기가 있는 청양고추는, 경상북도 청송군과 영양군 지역에서 시험 재배하여 개발한 품종이라고 한다. 그래서 청송군의 '청', 영양군의 '양', 하여 청양고추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한자까지 같은 두 '청양(靑陽)고추' 이름을 두고 두 지역 사이에 논란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봐야 할까.
다시 지천생태공원. 50Km쯤 된다는 지천을 150m쯤으로 축소하여 만들었다는 물길과 오래된 전설을 가진 말무덤, 이 지역에서 한동안 안 보이다가 요즘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참게를 본뜬 조형물 등 작지만 잘 꾸며놓은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정말로 맑고 깨끗한 고장이다, 는 생각을 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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