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장맛비 맞는 참나리[7월 25일 ]
풍류산
2008. 7. 25. 21:52
2008년 7월 25일 금요일.
장마가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하려나?
검은 구름이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번개가 번쩍거리고,
천둥이 우르르 쾅쾅거리더니.
장대비가 한 바탕씩 놀다 가곤 한다.
어제부터 시작된 장맛비로
경기, 강원 지역을 비롯하여 곳곳에서 물난리 소식이다.
내일 또는 모래까지 간다던가?
비다운 비 없이 장마가 끝나려나했던
충주 지역에도 어제 오늘, 쉬었다 오고, 쉬었다 오고, 제법이다.
달천강엔 벌건 흙탕물이 가득하게 넘실거리고, 크고 작은 개울마다 물소리가 요란하다.
도로에도 여기저기서 찰찰, 철철 빗물이 넘쳐흐른다.
향산리 마을로 해서 발티봉 아래까지 걸어본다.
옥수숫대는 죽죽 뻗어 나무숲처럼 울창하고,
튼실하게 자란 참깨와 콩은 마냥 예쁘다.
저렇게 길러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비가 뜸한 사이를 타서 옥수수를 꺾고, 김을 매고, 씨앗을 넣는 모습에
머리가 절로 숙는다.
숲이 우거져 길 흔적이 없어진 곳에서 발길을 되돌린다.
잠깐 반짝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또 다시 부슬부슬 비가 뿌린다.
저만치에 줄기와 잎과 꽃이 실한 참나리가 온몸을 장맛비에 씻고 있다.
참나리가 피면 장마가 멎는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