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단풍바람[제비봉]

풍류산 2012. 10. 28. 20:30

계명산에도 남산에도 아니 눈 들어 보이는 모든 산이 울긋불긋하다.

어제는 울긋불긋 단풍 바람 속에 매산 고향집엘 다녀왔다.

유주막에서 팔봉으로 수주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보이는 산마다 울긋불긋하다.

 

오늘, 예전 연수동 성당 친구들이 모처럼 얼굴 좀 보자고 했다.

마음을 들띄우는 단풍 바람에 몸을 실어보자고 했다.

함께 제비봉에 올랐다.

 

계란재에서부터 길 양옆은 주차장을 이룬다.

옥순봉과 구담봉과 장회나루를 찾는 사람들, 제비봉을 찾는 사람들.

모두들 이번 주말 단풍이 절정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장회나루에서 제비봉으로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십오륙 년쯤 전에 맨바위를 타고 넘으며 올랐었는데, 지금은 긴 계단들이 놓여 있다.

올라가고 내려오는 사람들로 법석이다.

사람들 물결에 휩쓸려 물 흐르듯 쉬엄쉬엄 올라간다.

몸은 제비봉을 오르고 있지만 마음은 충주호에 가득찬 물 위에 뜨고 건너편 산 봉우리 위로 허공을 날아다닌다.

옥순봉과 구담봉, 물 건너엔 말목산과 둥지봉과 가은산, 금수산, 긴 물줄기 따라 이어지는 청풍호반.

바위와 소나무와 단풍과 검푸른 물빛,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유람선이 오고가면서 일으키는 하얀 물거품.

가을을 만끽한다, 단풍을 만끽한다.

 

 

 

 

 

 

 

 

<윤작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