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등산 요령[소백산 비로봉]
풍류산
2014. 8. 31. 19:27
잊어라.
일단 산에 들어서게 되면
꼭대기에 대한 생각을 잊어라.
그냥 발밑을 걸을 일이다
꼭대기 생각으로 마음이 급해지면 서두르게 되고
서두르다 보면 힘들어지고
그러다 보면 즐거울 새가 없으리.
풀꽃을 보고 나무를 보고 숲을 보고
물소리를 듣고 새소리를 듣고 벌레소리를 듣고
맑은 공기에 흠뻑 젖을 일이다
숨이 가쁘면 가쁜 숨쉬기를 즐기고
땀이 나면 흐르는 땀을 즐기고
다리가 아프면 다리 아픈 것을 즐기고
몸이 고단하면 고단한 것을 즐기고
그렇게 올라선 꼭대기에서
산바다를 즐기고 허공을 즐기고
하늘을 즐기고 구름을 즐기고
바람을 즐기고 느긋함을 즐기고
그렇게 즐길 일이다.
내일이면 9월 시작.
바람이 그리워 찾은 소백산.
비로봉 풀밭에는 벌써부터 가을빛이다.
2014년 8월 31일.
새밭-비로봉-국망봉-늦은맥이-새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