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칼바람[소백산비로봉]
풍류산
2015. 3. 1. 18:47
또 3월 1일이 왔고 또 소백산에 올랐다.
마구 몰아치는 비로봉 칼바람 속에서 한참을 기우뚱거린다.
몸과 마음이 흠뻑 젖는다.
졸업식과 종업식과 송별회와
긴 설 연휴와 성묘와 세배와 술상과
근제 이사와 윤아 보러 가는 일과
한바탕 부부싸움과
외면하려 해도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세상 이야기.
알게 모르게 속으로 쌓였을 것들.
소백산 칼바람 속에서 이리저리 몸을 가누는 사이에
탈탈 털려 날아간다.
잔뜩 흐린 하늘과 짙은 안개와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꽃과
이따금 흩날리는 눈발과
하루 종일 발이 푹푹 빠지는 하얀 눈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