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둔주봉 등주봉[옥천]

풍류산 2019. 11. 24. 21:08







 

 

 

 

 

 

 
배바우마을. 배바우장터가 있고, 배바우잔디광장이 있고, 어린 당산나무가 있고, 오래 되지 않은 돌탑이 있다. 면사무소가 있고, 초등학교가 있다. 넓지 않은 주차장이 있고, 작은 상가 몇이 모여 있고, 육군 준장 진급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충청북도 옥천군 안남면 소재지.
 
마을 뒷산이 둔주봉이다. 산행하기에 딱 좋은 늦가을 날씨. 상쾌한 걸음으로 얼마큼 올라가니, 물 위에 떠 있는 한반도 모양 산자락이 내려다보인다.강원도 영월 한반도 지형을 옆으로 뒤집어 놓은 형상이다. 금강 물굽이가 만들어 놓은 멋진 모습. 내려다보고, 또 내려다보고. 두리번 두리번, 사방을 둘러보고, 머리 들어 하늘을 보다. 맑은 기운을 즐기면서 얼마 안 가 산마루. 登舟峯. 둔주봉(屯駐峯) 위 표지석에 등주봉이다. 산성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둔주봉이 그럴 듯하고, 마을 이름이 배바우이고, 점촌고개 너머에 피실 나루터가 있다는 걸 보면 등주봉이 또한 그럴 듯하다.
 
그건 그렇고, 등주봉에서 금정골로 내려서려던 생각을 고쳐 먹고 길을 되짚는다. 길이 험하고, 사고 우려가 있어 출입을 금한다는 설명과 함께 줄을 쳐 막아 놓았다. 객기 부릴 일이 아니다. 위험하니 가지 말라는 산길을 굳이 갈 일은 아니지. 내려오면서 보니, 물가로 이어지는 길이 이따금 물에 잠긴 듯하고, 내려와서 산밑을 돌아 그쪽으로 가다 보니, 독락정 마을 끝에서 길은 물 속으로 잠긴다. 그렇다면 안내도에 길 표시를 하지나 말 것이지. ㅎㅎ. 어제는 김장 도우미, 오늘은 이렇게 가볍게 한 걸음. 2019년 11월 24일.
 
배바우에서 30여 리, 정지용생가와 문학관을 둘러보고, '그냥 찻집'에 들러 대추차 한 잔. 고풍 한옥에 재미있는 이름. 나오면서 여쭈니, 1964년까지 옥천여중고 교무실 건물이었다고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