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땀을 흘리다[금산 닥실 마을]
풍류산
2020. 8. 29. 21:06
그래, 거기로 가보자. 충청남도 금산군 제원면 닥실 마을. 높지 않은 산등성이에 포근하게 빙 둘러싸인 마을이다. 마을 앞에는 금강이 흐르고, 옛 닥실나루터가 있다. 폐교된 금강초등학교 자리에 국민여가오토캠핑장이 들어섰고, 금강생태과학체험장이 있고, 둘레길이 생겼다. 금강솔바람길이다. 봉황술래길, 고향술래길, 솔바람길, 셋으로 되어 있고, 마을길과 산등성이 길로 이어진다. 금강초등학교 교적비가 있는 캠핑장 앞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마을길은 땡볕이고, 산길은 풀숲이고, 거미줄이 더러 있지만, 비지땀을 원 없이 흘리니 좋다. 반바지 차림을 한 탓에 맨살로 풀숲을 헤치기도 하고, 이정표를 제대로 읽지 못해 길을 헤매기도 하지만 괜찮다.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 엉뚱한 길을 걷기도 하지만, 땀이 줄줄 흐르니 몸과 맘이 가벼워진다. 개운하고,시원하다.
산길에서 벗어나자 소나기가 내린다. 아, 접이 우산 하나 챙기길 잘했지. 허나, 작은 우산 하나가 완벽할 수가 없다. 빗물이 땀과 섞여 온몸으로 번지고, 마음속까지 어루만진다. 이 좋은 느낌은 무엇인가. 땀과 빗물의 기막힌 조합. 1+1이다. 2020년 8월 29일 토요일. 금강 어죽 한 그릇 하고 간다.
닥실(금강초등학교 터)-안골-닥실재-금성리-작은 저수지-솔마니골-기러기봉-소사봉-남사골-닥실나루터-닥실. 3시간 남짓.
- 교적비: 금강초등학교 터. 충남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 26번지. 1952년 3월 31일 개교. 1999년 9월 1일 폐교. 제원초등학교로 통폐합. 총 47회, 2624명 졸업. 2002년 금강초등학교 총동문회 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