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그림 속에서 나온 노인들[옥천 도덕봉-덕의봉]
풍류산
2020. 9. 26. 21:45
2020년 9월 26일 토요일.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 면사무소에서 백운리 쪽으로 도덕봉을 향하여 가는 길이다. 산도 마을도 들판도 청산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맑고 깨끗한 모습이다. 높고 푸른 하늘도 하얀 구름도 맑은 공기, 맑은 햇빛과 어울려 더없이 맑고 깨끗하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푸른 산에는 흰구름이 없는 데가 없고, 흰구름 있는 곳에 푸른 산이 없는 곳이 없다고 했단다. 그래서 청산면이고, 백운리라고 했단다.
높지 않은 봉우리가 하나의 산등성이에 떨어져 솟아 있다. 도덕봉(544)이고, 덕의봉(491)이다. 산에서 내려오는 도랑이 있고, 마을이 있고, 장터가 있다. 마을 앞으로 넓지도 좁지도 않은 들판이 펼쳐 있고, 가을빛이 누런 들판에는 냇물이 흐른다. 청산면 소재지이고, 금강으로 흘러가는 보청천이다. 저도 모르게 배산임수라는 말이 떠오르고, 감탄이 이어진다. 마을 유래를 전하는 말이 있고, 옛날 기와집이 남아있고, 전통을 이어 마을을 가꾸어 가는 손길들이 엿보인다. 담벼락 그림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멈추어 살펴보면서 아득한 어린 시절을 불러내고, 그린 이의 정성과 솜씨에 감탄한다.
말 그대로 마을 뒷산이다. 그렇다고 뒷동산은 아니다. 산마루에 오르기까지 양파 껍질을 벗기듯 오르막 몇 개를 넘어서야 하는 것은 다른 높은 산에서와 마찬가지이다. 도덕봉에서 땀을 씻고, 한참을 가파르게 내려온다. 만드레재에서 덕의봉으로 가는 길은 임도를 한참 구불거린다. 임도를 벗어나 잠깐만에 덕의봉에 올라선 다음 하서리 쪽으로 몇 발짝 가다가 되돌아선다. 지전리 쪽 길이 훤씬 잘 나 있고, 거리도 짧다. 다시 골목길. 좁고, 구불거리고, 감나무 가지가 담을 넘고, 마당 가 채소밭이 들여다보인다. 면사무소가 있는 지전리와 백운리는 한 마을처럼 이어져 있다.
골목길을 벗어나면 면사무소, 파출소, 보건지소, 약국, 병원, 버스터미널, 장터 등. 청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이웃해 있다. 잠시, 시골 학교에서 아이들과 어울리는 선생님들의 일상을 그려본다. 꿈과 번민이 뒤엉키는 가슴을 안고 자라나는 영혼들을 일상을 그려본다.
옥천, 영동, 금산은 생선국수의 본고장. 나름대로 이름을 지켜온 청산 생선국수를 내건 식당이 여럿이다. 그러나 오늘은, 전국 5대 짬뽕을 내건 집으로 들어선다.
청산면사무소-마을길/벽화-백운리-도덕봉-만드레재-덕의봉-지전리/고샅길-청산면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