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돌단풍꽃을 보다[영월]
풍류산
2022. 4. 17. 09:37
2022년 4월 16일 토요일. 영월에서 돌단풍꽃을 보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이라는 이름으로 흐르기 시작하는 물가 바위 벼랑. 군락을 이룬 돌단풍이 하얗게 꽃을 피웠다. 아가의 손바닥처럼 생긴 잎을 보고, 참 예쁘다, 정말로 단풍나무 잎과 똑같이 생겼네, 하곤 했지만, 그 꽃을 보기는 처음이다. 험한 바위틈에서 자라는 것도 그렇고, 예쁘게 생긴 잎도 그렇고, 만날 때마다 한 번 더 바라보게 되는 돌단풍이다. 오늘은, 처음으로 만난 그 꽃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그간, 보면서도 못 보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 무심코 지나쳤을 수도 있겠다. 마침, '숲 해설가' 신 선생님이 동행하여 깨우쳐 주는 덕분에 눈이 트인 것일 수가 있겠다. 지금, 눈앞에 꽤 많은 개체가 모여 있어 더 돋보였고, 눈여겨보면서 그 아름다운 세계에 빠져들게 된 것일 수도 있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인가. 다들 와~, 와~, 하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생명력, 희망, 이 그 꽃말이란다.
청령포 주차장에서 숲인지 언덕인지를 넘어 물가 마을을 지나고, 강(서강)을 건넜다. 숲과 마을과 물가를 지나고, 태화산 기슭을 헤집어 산등성이 두엇을 넘었다. 이따금 '폐광 지역 걷는 길 조성 사업' 리본이 눈에 띈다. '외씨버선길' 리본과 이정표가 더 많이 보인다. 김삿갓면 각동리에서 다리를 건너고, 고씨굴 건너편에서 영월 군내버스에 오른다. 영월 서부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박 선생님은 용인으로 가고, 우리는 충주에 와서 가볍게 한잔하고 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