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문경새재

풍류산 2024. 12. 30. 09:19

옛날에, 30리마다 두었던 역원을 산세가 험한 문경새재 길엔 10리 거리마다 하나씩 두었었다고 한다. 문경 쪽에서부터, 조령원 - 동화원 - 신례원'이 그것이다. 30여 리에 이르는 그 길이 지금,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둘레길 중 하나가 되어 연일 수많은 사람을 불러들이고 있다.

새재 마루 3관문

2024년 12월 29일 일요일. 내가 사는 충주에서 가깝기에 가볍게 찾곤 하는 그 길을 걷는다. 조령 옛길이라고도 한다. 1관문 앞  주차장에서부터 3관문이 서 있는 새재를 넘어 고사리까지 간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동화원 쉼터 감자전과 두부김치, 막걸리 한잔이 꿀맛이다.

1관문(주흘관), 2관문(조곡관), 3관문(조령관), 조령원터, 교귀정 등등의 유적이나, 옛사람들이 남긴 구구절절한 한시를 새긴 돌들이 새삼스러우랴. 맑은 산, 맑은 물, 맑은 공기에 풍덩 몸을 던질 뿐이로다.

동회원에서 3관문으로 오르는 옛길

눈 쌓인 산속 풍경에 흠뻑 젖는다. 이 상쾌함을 제대로 표현할 재간이 없다고 답답할 일이 아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림 속 하나의 몸짓이 되련다. 아니, 이런 말조차도 속된 욕심이리라.

예전에 이 고개를 넘어다녔던 사람들의 삶, 그들이 엮어낸 세상의 모습, 그들의 후손으로서 오늘 사람들의 삶과 세상의 모습에 대한 상념들도 저만치 던져 버리자.

3관문
3관문

고갯마루에 서 있는 관문을 향해 카메라를 겨누고, 관문 앞 눈 덮힌 공터를 둘러본다. 눈 쌓인 산속 겨울 하늘을 올려다본다.

고사리에서 찻집에 앉아 언 손으로 따뜻한 생강차 찻잔을 감싸쥔다. 옛날이야기, 오늘 이야기를 조용조용 주고받는다.

충주에 와서, 저녁 밥상 앞에 앉았다. 아니, 어찌하여 또 이런 끔찍한 일이...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오늘 아침 일이란다. 181명 탑승, 179명 사망, 2명 구조. 오, 안타까운지고. 오호라. 유가족들의 슬픔에 함께하며,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