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8. 21:44ㆍ충청
2025년 10월 8일 수요일. 산막이옛길을 걷고, 산막이호수길을 걷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력발전소라는 괴산댐 물가 산벼랑에 걸린 산막이옛길과 맞은편 물가에 나무 데크로 이어지는 산막이호수길.
괴산댐 건설로 연하구곡이라는 절경이 물속에 잠겼다지만, 깊게 고인 물 밖 풍경 또한 절경이다.
산막이 마을. 이런 곳에도 마을이 있구나, 하던 때가 언제던가. 적막한 산기슭에 세 집인가 있었다.
한 해쯤 지났을 때는 세 집 중 한 집 툇마루에 걸터앉아 밀가루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했었고, 그 후 마구 들어서는 음식점, 민박집 들을 보았고, 산막이,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 잃어버린 듯한, 설익은 듯한 요란함을 느꼈었다.
애써 외면할 일이기야 했을까만, 꽤 오랜만이다. 이웃해 있는 갈은구곡, 양반길을 다니면서 유람선이 다니는 걸 보았고, 연하협구름다리가 놓인 것을 보았고, 다리를 건너 상류 쪽 물가로 연장된 숲길도 걸어 봤거니와, 산막이호수길이 새로 생겼다는 소식을 이미 들어 알고 있는 터라.



산막이 마을에서 건너편 물가 바위벼랑과 멋들어진 소나무들이 마음을 끌었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던 저기. 연천대(鳶天臺)란다. 솔개 한 마리가 하늘 높이 떠서 맴도는 걸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마을 앞 물가 선착장에서 배에 올랐다. 자리에 앉는 동안에 물을 건넌다.
바라만 보던 연천대에 올랐다. 푸른 산, 푸른 물, 푸른 숲, 시원한 하늘. 절경이다. 이런 곳에 정자가 들어앉는 건 사람인가 자연인가. 환벽정(環碧亭). 정자 앞 커다란 돌에 글을 새기고, 이름을 새긴 건 사람이 분명하다.

이어지는 산길을 기어올랐다. 정감록을 짓고 말하면서 천하 길지를 찾아다니던 사람들이 자주 찾았던 곳이라고 한다. 구진치(九津峙)를 알리는 글 역시 커다란 돌에 새겨져 있다.
멋들어진 바위벼랑과 멋들어진 소나무들, 산과 물과 숲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지는 풍경. 한참을 머물다 내려온다. 그리고 물 위에 뜬 풀잎처럼 흔들흔들 산막이호수길을 걷다. 어떤 힘이 생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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