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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문경 봉명산]
백화산, 희양산, 조령산, 부봉, 주흘산, 황장산, 대미산, 운달산, .. 경상북도 문경 읍내에서 손에 잡힐 거리에 명산이 많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산이라지만, 문경이야말로 명산의 고장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곳이라 하겠다. 그 여러 명산들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을까. 있다. 봉명산에 오르면 된다. 최근에 놓인 출렁다리로 해서 널리 알려진 산이다.2026년 9월 14일 월요일. 문경 읍내 끄트머리, 신북천 물가에서 봉명산에 오르다. 그리 길지 않은 편이지만 몹시 길게 느껴지는 사다리계단을 기어올라 몇 걸음 옮기자마자 놀라운 풍경이 펼쳐진다. 와~! 거친 숨결에 탄성이 섞인다.제일 먼저 눈길을 당기는 건 주흘산 기이한 바위봉우리다. 그 뒤로 보이는 조령산과 신선암봉은 주흘산 뒤에 숨은 조령으로 이..
2026.09.14 -
금선계곡 금선정[풍기]
산이 있고, 숲이 있고, 물이 흐르고, 거기에 사람이 남긴 흔적이 있고, 나그네 발길이 있다.2026년 9월 9일 수요일. 소백산 자락 금선계곡을 걷는다. 맑은 하늘, 맑은 숲, 맑은 물소리에 사람도 맑아지는가.계곡 첫머리에 마을이 있고 물길 따라 아름드리 늙은 소나무들이 푸른 연기를 풍긴다. 물소리에 끌려 물가로 내려갈까 기웃거리는데 고풍스러운 정자 한 채가 그림처럼 앉아서 아주 조용한 손짓으로 손을 부른다. 외면할 수 있겠는가. 신발을 벗고 올라앉으니 곧 신선이라.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린다. 물소리를 잊었는가. 푸른 연기도 잊었는가. 맑은 바람도 잊었는가. 볕이 흐르는가.금선정. 조선 선비 황준량이 금선대라고 이름한 바위 위에, 훗날 풍기군수 이한일이 정자를 지었다(1781년)고 한다. 바위에 있..
2026.09.09 -
놀라고 놀라다[울진 왕피천]
왕이 피난했던 곳이라서 왕피리요, 왕피천이란다. 어느 왕이냐고? 삼한 시대 실직국의 안일왕이란다.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라는 말도 있고, 홍건적에게 쫓긴 고려 공민왕이라는 말도 있지만, 적에게 쫓긴 안일왕이 여기에서 가까운 통고산을 넘으면서 통곡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굳이 따진다면, 안일왕이라고 해야겠다.2026년 8월 5일 수요일. 울진군 금강송면 삼근초등학교 앞에서 왕피리로 가면서 놀라고, 또 놀라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다. 세상에나! 이 험한 산속에 어떻게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냈단 말인가. 구불구불, 돌고, 돌고, 돌면서 한참을 올라가고, 또 한참을 심하게 구불거리면서 내려간다. 왕피천 자연생태공원까지 12Km쯤 되는 길이다. 더위를 피하여 오지를 찾는 사람들인가,..
2026.08.05 -
죽었다가 살아나다[영주 충신수]
1457년 무렵에 죽었다가 1683년 무렵에 되살아났다.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금성대군 신단 뒤에 있는 은행나무 이야기다. 금성대군은 조선 단종 임금의 삼촌이다. 열두 살이라던가. 어린 나이에 임금이 된 단종은, 또 다른 삼촌 수양대군(세조)에게 임금의 자리를 빼앗겼고, 수양의 동생 금성대군은 조카에게 임금 자리를 되찾아 주려다 실패하였고, 단종은 산 너머 영월에서, 금성대군은 여기 순흥에서 죽임을 당했다. 이때 폐지된 순흥부는 200여 년이 흐른 1683년에 다시 설치되었고, 1719년, 옛터에 제단이 설치되었다. 당시 순흥 사람들이 금성대군을 신처럼 여겼기에 신단이란 이름이 붙었으며, 지금도 봄가을에 제사를 지낸다."순흥이 죽으면 이 나무도 죽고, 이 나무가 살아나면 순흥도 살아나네."언제부터인가 순..
2026.07.31 -
600년 갈참나무[영주]
순흥 벽화고분, 소수서원, 선비촌, 순흥 향교, 금성대군 신단, 부석사.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에서 순흥면-단산면-부석면으로 이어지는 28번 지방도에서 만날 수 있는 유적들이다. 죽계구곡, 달밭골, 비로사나 초암사를 지나는 소백산 등산로 등 잠깐이면 닿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갈림길도 있다. 2026년 7월 31일 금요일. 오늘은 단산면 병산리에 있는 갈참나무다.영풍 병산리 갈참나무. 황전이라는 사람이 1426년에 심었다고 하니, 2026년, 올해 나이 딱 600인 셈이다. 높이 14m쯤, 나무 밑동 들레 3m 남짓이라고 한다. 천연기념로 지정될 당시(1982년) 행정구역 이름이 영풍군이었기에 '영풍 병산리 갈참나무'라고 한다.마을 뒷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는 병산 마을. 갈참나무는 마을 입구에, 작고 둥..
2026.07.31 -
개인약수 가는 길[인제]
열 개(開) 어질 인(仁) 하여 개인산. 사람의 어진 마음을 열어준단다. 맑고 깨끗한 산의 정기를 받아 사람의 마음도 맑고 깨끗해진단다. 너그러워지고, 덕행이 높아진단다. 풍류산 어진 정기 받아 이어서... 하는 어릴 적 부르던 교가가 떠오른다. 홍천 백암산에서 본 폭포 이름도 생각난다. 열 개(開) 신령 령(靈) 하여 개령폭포, 음이 변하여 가령폭포라고 한다. 맑은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맑은 물빛, 그 맑은 기운이 가슴을 두드리는 걸 느꼈었다. 깊은 산속에서 산의 숨결을 느끼곤 하는 것도 생각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니 서로 통하는 것이리라. 섭리이리라.강원도 인제군 상남면에 개인산(1,341)이 있고, 개인산 맞은편, 방태산 중턱에 개인약수가 있다. 해발 940m로 나라 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