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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물탱크[충주 장미산성]
2026년 11월 2일 월요일. 곳곳에 사는 여남은 벗이 충주에 오다. 함께 장미산성을 걷고, 중앙탑공원에서 점심을 먹다. 산성에서 발굴 조사 현황 설명을 듣고, 공원에서 중앙탑 해설을 듣다. 두 분의 해설이 매우 친절하고, 자세하고, 진지하다. 산성 발굴 현장, 형체가 드러난 목조 집수지 앞에서 접한 소식이 따끈따끈하다.먼저, 장미산성. 충주시 중앙탑면에 있다. 야트막하지만 사방 멀리까지 바라다보이고, 코앞에 남한강 푸른 물이 흐른다. 백제 산성이고, 신라, 고려, 조선 시대에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웃에,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남은 보련산성과 더불어 남매 장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목숨을 건 성 쌓기 내기에서, 보련이가 떡을 먹으면서 쉬는 동안에 장미가 먼저 성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남매의 어..
2026.11.03 -
철없이 놀다[여주 청미천]
두 갈래 이상의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을 합수머리라고 하거니와 양평 두물머리, 예천 삼강리, 인제 합강리 등이 그런 곳이다. 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오늘은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세물머리다. 이쪽에선 청미천이 남한강에 몸을 풀고, 건너편 저 위쪽에선 섬강이 흘러들고 있어 세물머리라고 한다.넷이 나선 걸음. 점동면 도리 마을 회관 앞에 자동차를 두고, 중군이봉 한쪽 어깨를 넘다. 청미천 냇바닥으로 내려서다. 모래와 자갈과 갈대숲,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강물을 만나는 냇물, 흘러오는 냇물을 맞이하는 도리섬에 우거진 숲, 맑은 햇살과 시원한 하늘, ... 그림 같은 풍경이다. 그림 속을 거닐다.한참 만에 꿈을 털다. 덤불숲에 이어 버드나무 숲속을 헤치고, 제방 길로 올라섰다. 그늘 없는 제방길에 햇볕..
2026.10.31 -
작은용굴[청남대 진입로]
2026년 10월 28일 수요일. 청남대 물가 숲길을 한 바퀴 돌고 오는 길에 작은용굴을 보다. 청남대 진입로, 도로에서 100m쯤 떨어져 있다. 청남대를 오가는 차량 행렬은 끊임이 없는데, 여기는 한적하다. 손전화 플래시를 켜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다. 안팎에서 사진기 두어 번 찰칵하고, 안내판을 다시 읽고, 이리저리 살피다.작은 용굴. 청주시 문의면 상장리에 있다. 청남대로 가는 도로변이다. 석회암 지대 수평 동굴이라고 한다. 입구 너비 2.6m, 높이 3.5m, 길이 60m이고, 입구에서 32m 지점에 12.3m×7.3m 광장이 있다. 발굴 조사는 없었고, 선사 시대 사람들의 생활 공간이었을 것으로 보인고 한다. 동굴 안, 위쪽에 구멍이 있어 하늘이 보인다. 좁다란 동굴 입구 옆에 동굴 입구처럼 보이..
2026.10.28 -
그냥[청미천 냇길]
갈대, 물억새, 비수리, 환삼덩굴, 가시박, 강아지풀, ... 폭 넓은 냇바닥 우거진 풀숲 여기저기에 버드나무가 우뚝우뚝하고, 물줄기는 요리조리 제 갈 길을 찾는다. 조붓한 냇길은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다. 갈빛 갈꽃, 허연 억새꽃이 무더기무더기 한들거린다. 미국쑥부쟁이꽃이 하얗게 모였고, 낮달맞이 노란 꽃잎이 맑은 햇빛을 받는다. 노랑나비가 날고, 작은 새떼가 이리 앉고 저리 난다. 아, 저건 후투티가 아닌가. 부리가 길고, 뒤통수에 깃털을 꽂은 듯한 새. 참으로 오랜만이다.2026년 10월 25일 일요일. 하늘은 훤하고, 바람은 서늘하다.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현수리에서 이천시 장호원까지 10Km 남짓, 청미천 냇길을 걷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걷는 건지 흐르는 건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2026.10.26 -
은혜 갚은 꿩, 산신령의 집[치악산 상원사, 성황림]
알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어린 꿩을 구렁이가 혀를 날름거리며 노려본다. 어미 꿩이 안타깝게 울부짖는다. 지나가던 청년이 화살을 날린다. 구렁이는 죽고, 어린 꿩은 살아난다. 한밤중, 곤히 잠든 청년의 몸을 구렁이가 칭칭 감는다. 저 위 절에 있는 종이 세 번 울리기 전에 너를 죽여 서방님의 원수를 갚겠다. 그때, 땡~ 땡~ 땡~. 종소리가 난다. 놀란 구렁이는 허겁지겁 도망치고, 청년은 목숨을 건진다. 이튿날,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죽은 꿩 세 마리를 청년이 정성껏 묻어 준다. 그는 과거를 포기하고, 그곳에 절을 짓는다. 치악산 상원사다. 남대봉 턱밑, 해발 1,100m 높은 곳에 있는 절이다.2026년10월 19일 월요일. 원주 신림 성황 마을에서 상원사로 가는 계곡을 걷다. 서늘한 공기, 고운 단..
2026.10.20 -
세월을 걷다[여주 여강길]
2026년 10월 14일 수요일. 여강길을 걷다. 여강은 여주 신륵사 앞을 흐르는 남한강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따가운 가을볕, 서늘한 강바람, 검푸른 강물. 강천보 옆 한강문화관을 둘러본 후, 신륵사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다. 연양동 유적, 신륵사, 영월루, 강천보, 한강문화관, 금은모래강변공원, 캠핑장, 남한강 출렁다리, 여강길, 경기둘레길, ... 말없이 흐르는 강가에 숲이 있고, 길이 있다. 옛사람들 흔적과 이야기가 있고, 요새 사람들의 몸짓이 있다. 자연과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그림같은 풍경이 있다.강천보는 말 많던 사대강사업의 유물이고, 한강문화관엔 우뚝 솟은 전망대 아래 두 전시실과 편의시설이 있고, 가까운 곳에선 철교 공사가 한창이다. 연양동 유적은 삼국 시대 주거 시설 등이 발견된 곳이고..
202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