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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목행-충주댐]
엊그제, 목행전통시장에서 출발하여 옛 목행다리를 건너고, 강변길을 걸었다. 자연생태체험관 앞에서 길을 되돌렸다. 왕복 9Km쯤. 다리 건너 제방에서 물 쪽으로 내려서서 걸었고, 제방 길로 돌아왔다. 내려선 길은 흙길이고, 올라선 길은 아스팔트 길이다. 자전거 도로이고, 걷는 길인 것이다. 양옆에 농지와 강물이고, 목행 산업단지가 건너다보인다. 길가에 의자 등 편의시설이 있고, 우거진 풀밭이 있고, 작은 늪이 있다. 귀신바위 등 전설이 있고, 너른 하늘이 있다. 그때, 충주댐까지 이어지는 물가 길을 마음에 두었다. 오늘, 2월 4일, 그 길을 걷는다. 왕복 10Km쯤.자연생태체험관은 야트막한 고갯마루에 있다.동량철교가 발밑에 걸쳐 있다. 저 앞에 저건. 왼쪽에 지등산, 오른쪽에 계명산, 그 사이에 충주댐이..
2024.02.05 -
태조산[천안]
하늘 아래 편안한 땅. 충청남도 천안시, '천안'을 이렇게 말한다. 고려 태조 왕건이 와서 지세를 살핀 후에, '이곳이 편안하면 천하가 태평할 것'이라고 하면서 내린 지명이라고 한다. 태조 왕건은 서기 930년에 이곳, 태조산에 올라 주위를 살펴보고, 군사 요충지라고 판단하여 천안도독부를 두었다고 한다. '태조산'이라는 이름은 물론이고, 왕자산, 장태산, 유왕골, 유려왕산, 유량동 등 주변 지명이 모두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2023년 12월 6일 수요일. 우중충한 날씨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다. 태조산 한쪽 기슭에 자리한 각원사 마당에서 주위를 살피다가 지나가는 스님께 산길을 여쭙는다. 저쪽 아미타불 옆에 길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아미타불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청동 좌불로 높이가 15m에 이른다고..
2023.12.06 -
선비순례길9[안동]
수운정에서 고산정까지, 안동 선비순례길 아홉 개 길 중 마지막, 9코스이다. 퇴계의 문하생들이 건지산과 수운정을 오가면서 서도를 익혔고, 이숙량과 권보 등 명필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2023년 11월 29일 수요일. 수운정에서 온은천을 따라 내려온 길이 35번 국도를 만나는 지점에서 신발 끈을 묶는다. 가을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날씨에 아침 햇살이 포근하다. 수운정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던 눈길을 거두고, 고산정을 향해 걸음을 뗀다. 그쪽은 한 주일 전에 걸어온 길이다.이번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차도로 갓길을 걷는 길이다. 고리재로 오르는 길가에 鄒魯之鄕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은 큼직한 바윗돌이 보인다. 맹자가 살던 추(鄒)나라, 공자가 살던 노(魯)나라. 도산에 살던 퇴계를 공자나 맹자와 같은 성인..
2023.11.29 -
선비순례길8[안동]
소설(小雪).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한다. 겨울 기분이 들기 시작하지만, 아직 따뜻한 햇볕이 간간이 내리쬐기에 소춘(小春)이라고도 한다. 2023년 11월 22일 수요일. 아침 안개가 걷히고, 햇살이 퍼지면서 늦가을 산촌 풍경이 펼쳐진다. 오늘이 소설이다. 안동시 도산면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걸음을 뗀다. 웅부중학교 앞을 지나 도산온천 갈림길 가에 '선비순례길' 7코스와 8코스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8코스 쪽으로 간다.용수사로 가는 길가 개울에 놓인 낡은 다리 하나가 눈길을 끈다. 꽤 오래된 것을 복원한 듯 보이고, 풀숲에 덮여 있고, 옆에는 큼직한 바윗돌 이름표가 있다. 龍門橋. 분명 어떤 내력이 있을 텐데 하면서 그냥 간다.용수사를 지나 용두산 산길로 들어선다. 소나무가 많고, '송이 채..
2023.11.22 -
선비순례길7[안동]
2023년 11월 15일 수요일. 입동이 지나고 한 주일, 초겨울 날씨가 푸근하다.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예끼마을에서 여유를 부리다. 느린 걸음으로 마을을 둘러보고, 하늘을 보고, 눈 들어 두리번거리고, 저 아래에서 호수를 이룬 강물을 내려다보다. 관광지 식당과 가게와 고택과 안내소, 보드랍게 흐르는 겨울 햇살과 상큼한 기운. 문화단지 쪽으로 길을 잡는다. 송곡고택: 평산신씨 송곡파의 종택으로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에 있다. 19세기 중엽에 지은 것으로 경상북도 시도민속문화재 제4호. 선성현 문화단지: 옛 선성현 관아를 재현해 놓은 것으로 선성산성이 건너다보이는 곳에 있다. 선성산성은 후삼국시대부터 임진왜란 때까지 방어 기능을 하였고, 3.1운동과 6.25 때도 주요 지점이었다고 한다.문화단지를 지나 건너..
2023.11.15 -
역동길[안동 선비순례길6]
2023년 11월 8일 수요일. 안동시 도산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도산면 원천리 원천교까지 택시를 타다. 요금 13,000원. 다리 위에서 칼선대 멋진 풍경을 잠깐 쳐다보고 나서 걸음을 뗀다.내살미 마을 강변에 무밭이 퍼렇다. 온통 단무지용 무밭이다. 강가로 이어지는 길가에 월란정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인다. 가파른 산길 230m. 그냥 지나칠 수가 있나. 가을이 깊어진 것인가, 겨울이 시작되는 것인가.산 공기가 상큼하다.월란정사: 퇴계 이황이 제자들과 학문을 논하였고, 농암 이현보 등과 어울려 시문을 읊던 월란암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1860년, 가장 늦게까지 월란암에 머물렀던 김사원의 후손들이 건립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많이 낡은 채로 문이 잠겼고, 풀밭이 된, 손바닥만 한 바깥 마당 가에 '月瀾庵..
202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