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종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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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순례길3[안동]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울게 하리라. - 이육사 '광야' 2022년 12월 8일 목요일.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퇴계종택 앞에 다시 왔다. 이육사문학관 쪽으로 간다. 토계천을 건너 자동차도로를 따라 걷는다. 길은 토계천을 따라 구불거린다. 고목에 섞여 고색을 풍기는 당집이 주는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거리에서 '퇴계 선생 묘소' 이정표를 만난다. 비탈진 산길 170m를 한달음에 ..
2022.12.08 -
선비순례길2[안동]
2022년 11월 21일 월요일. 안동시 도산면 동부리 월천서당에서 걸음을 시작힌다. 선비순례길 2코스다. 월천서당 앞에 잎을 모두 털어낸 은행나무가 우뚝하고, 그 옆 겸재정은 고색을 풍기고 있다. 은행나무는 2003년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수령 450년으로 추정했다고 하니 지금은 470년인가. 겸재정은 월천 조목의 동생, 조정의 고택이라고 한다. 현 위치에서 100여 미터 아래, 지금 저 물 속에 있던 다래 마을에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안내판을 읽다보니, '다래'를 한자로 적은 것이 月川(월천)이라는 것을 알겠다. 길은 물가 산기슭에 걸려 있다. 기파른 벼랑에 나무 데크 잔도가 굽이굽이 이어진다. 초겨울 산속 공기가 나그네 볼을 간질이고, 안개는 강물 위에서 서서히 춤사위를 접는 중이다. 멀지도 가..
202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