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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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산과 주상절리[철원]
2024년 10월 14일 월요일. 철원군 소이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본다. 산속에 들어앉은 철원평야와 피의 능선, 저격 능선, 백마고지, 아이스크림 고지, 김일성 고지, ... 들판 저 너머에서 북녘 산 너울이 멀어져간다.빼앗고 빼앗기는 치열한 전투 속 포격으로 산봉우리가 아이스크림 녹듯이 흘려내렸다고 한다. 수없이 많은 군인들이 아이스크림 녹듯이 없어졌다고 한다. 철원, 김화, 평강, 하여 '철의 삼각지'라는 말도 그런 의미로 생긴 말이라고 하거니와 6.25 한국전쟁 때, 그렇게 처절한 전투가 끊임없이 되풀이되었었다는 그 현장에 이렇게 서 있는 것이다. 아, 인간 세계란? 말을 찾지 못하고 서성인다. 실바람이 불어와 나그네 몸을 간질인다. 가을을 속삭인다. 산에도 들판에도 허공에도 온통 가을이 스미는 것을..
2024.10.15 -
세렴폭포[치악산]
2024년 7월 25일 목요일
2024.07.25 -
수수꽃다리[홍천 가리산]
2024년 6월 7일 금요일. 홍천 가리산에서 수수꽃다리를 만나다. 숲속 흙길이 끝나고, 1봉(주봉. 1,051), 2봉, 3봉, 하는 바위 봉우리들을 오가는 길에서, 과메기 차가 먼저 발견하였고, 모두가 반가워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수수꽃다리. 외국 이름은 라일락, 우리말 이름은 수수꽃다리,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란다.수수꽃다리는 한반도 중부 이북에 자생하는 낙엽 관목이고, 서양에서 들어온 라일락과는 종이 다르다는 것이다. 라일락꽃은 꽃대가 작고 꽃잎이 안으로 오므라드는 듯하고, 수수꽃다리꽃은 '꽃자루가 길고 마지막 꽃잎이 시원스럽게 밖으로 퍼진다, 꽃끼리 서로 엉키지 않고 골고루 퍼져나간다'고 한다. 본래 우리 땅에 있어 온 수수꽃다리와 비슷한 꽃을 피우는 라일락을 서양수수꽃다리..
2024.06.08 -
푸른 산 푸른 바람[홍천 팔봉산]
2024년 5월 10일 금요일. 홍천 팔봉산 바위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다. 멀리도 가까이도 사방이 온통 푸른, 신록의 바다를 눈이 시리도록 바라보고 바라보다. 봉우리마다 감탄 감탄 감탄. 8봉 소나무 그늘 바위 바닥에 앉아 김밥을 먹다. 시리도록 푸른 세상, 시리도록 시원한 바람. 바람결에도 푸른 물이 배었다.먼 옛날 중국 어떤 사람이 읊조렸다던가. - 강과 산 바람과 달은 본래 주인이 없고 오직 한가로운 사람이 그 주인이다. 어떤 사람이 한가로운 사람인가. 한가로울 수 있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한가로울 수 있는 사람인가. 한가로움을 아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한가로움을 아는 사람인가. 한가로움이란 어떤 것인가. 살랑바람이 쉬지 않고 얼굴을 온몸을 간질인다. 아득한 옛날 어떤 사람, 노자라고 하던가...
2024.05.10 -
만지산[정선]
마을 어르신께서 말씀하신다. 갈라지는 산줄기가 많다는 뜻, 그래서 만지산(萬枝山 716.2)이다. 강원도 정선군 동강 가에, 백운산 이웃에 있는 산이다. 까탈스럽게 말하자면, 동강이라는 이름을 갖기 직전, 조양강 가에, 라고 해야겠다. 그렇지만, 그냥, 동강이라고 해야겠다.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풍경이 펼쳐지는 곳. '청정'의 대명사 '동강'. 2024년 3월 27일 수요일. 대한민국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강 풍경이 얼마나 있을까. 신동읍 제장리에서 강물을 옆에 끼고 거슬러 올라가는 길. 그 청정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할 말이 있을까.그렇게 올라가다가 귤암교를 건너고, 윗만지 마을로 갈라지는 길가에 자동차를 세우다. 윗만지 마을 뒤에서 숲속으로 들어서다. 가파른 비탈을 헤집어 산등성이에..
2024.03.27 -
깨달음을 얻는다?[오대산 선재길]
깨달음을 얻는다? '오대산 선재길'에서 '선재'란, 화엄경에 등장하는 젊은 구도자의 이름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그는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53명의 선지식을 차례로 찾아 나섰고,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난 후, 진리의 세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길을 나서자마자 예보에 없던 빗방울이 듣는다. 허허, 하면서 나선 길을 그냥 간다. 오대산 선재길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러면 그렇지. 충주시 지역을 벗어나서 원주시 지역으로 들어설 즈음부터 하늘은 벗어지고, 해님 얼굴이 맑게 빛난다. 단풍철에다 휴일. 교통량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월정사 앞 상가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곧바로 선재길 이정표를 찾아 들어선다. '전나무숲길-월정사-산림철길-사고길-거제수나무길-화전민길-왕의..
2023.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