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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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탑길[강릉]
2022년 6월 9일 목요일. 안반데기에서 내려오는 길에 모정탑길을 걷는다.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등산로 입구에 있다. 왕복 3Km쯤. 한 여인이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26년 동안에 돌탑 3,000개를 쌓은 후, 2011년 9월에, 향년 66세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그는 생전에 대기리 주민들에게 돌탑 관리를 부탁하였고, 대기리 마을회에서 돌탑들을 유지,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모정탑길'이란 둘레길이 생겼고, 대기리 마을회에서 2017년 9월 20일에 세운 기념비가 있다. '차순옥 여사'라고 한다. 차순옥 여사가 돌탑을 쌓을 때 기거하였던 움막도 복원돼 있다.
2022.06.09 -
안반데기[강릉]
2022년 6월 9일 목요일. 고랭지 채소로 이름난 안반데기를 걷다. 대관령면 소재지인 횡계를 벗어나 구불구불 산길로 들어서면서부터 험한 산세와 청정한 기운에 저도 모르게 감탄이 이어지고, 피득령 고갯마루에 올라서자마자 어마어마하게 펼쳐지는 풍경에 넋을 놓는다. 해발 1,000m가 넘는다는 산꼭대기에 어쩌면 저리 넓은 경작지가 있단 말인가. 이리저리 구불거리는 길을 걷는다. 고르포기산 마루(1,238.3)는 길에서 두어 발짝 거리에 있다. 멍에전망대, 고루포기전망대, 일출전망대, 성황당, 운유촌 등등. 강릉 바우길 리본이 보이고, '올림픽아리바우길', '울트라바우길', '안반데기운유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산등성이에 늘어선 풍력발전기들은 느릿느릿한 몸짓을 뒤척이고,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잘 정..
2022.06.09 -
돌단풍꽃을 보다[영월]
돌단풍꽃을 보다. 2022년 4월 16일 토요일. 영월에서 돌단풍꽃을 보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이라는 이름으로 흐르기 시작하는 물가 바위 벼랑. 군락을 이룬 돌단풍이 하얗게 꽃을 피웠다. 아가의 손바닥처럼 생긴 잎을 보고, 참 예쁘다, 정말로 단풍나무 잎과 똑같이 생겼네, 하곤 했지만, 그 꽃을 보기는 처음이다. 험한 바위틈에서 자라는 것도 그렇고, 예쁘게 생긴 잎도 그렇고, 만날 때마다 한 번 더 바라보게 되는 돌단풍이다. 오늘은, 처음으로 만난 그 꽃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그간, 보면서도 못 보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 무심코 지나쳤을 수도 있겠다. 마침, '숲 해설가' 신 선생님이 동행하여 깨우쳐 주는 덕분에 눈이 트인 것일 수가 있겠다. 지금, 눈앞에 꽤 많은 개체가 모여 있어 더 돋..
2022.04.17 -
고성산성[정선]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새싹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꽃잎을 떨어뜨리면서 봄을 재촉하는 봄비다. 봄비가 내리는 날엔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이 설렌다. 우산을 챙겨 들고 길을 나선다. 정선 고성산성으로 간다. 고성리에 있어서 고성산성이고, 고성(古城)이 있어서 고성리란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 흙이나 목책으로 쌓은 산성이 삼국 이전부터 있었고, 신라가 고구려와 대치하던 시기에 돌로 쌓았으며, 고려시대까지 이용했었다고 한다. 1997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발굴하였고, 성안에서 청동기와 마제 석검, 돌화살촉 등이 발견되었으며, 성 아래에 청동기시대 고인돌과 집터가 남아 있다고 한다. 참고로 남한강 일대 산성은 거의..
2022.04.14 -
눈을 밟다[만항재-함백산-두문동재]
눈을 밟다.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를 오로내린다고 하지만, 입춘 우수 지난 햇볕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만항재에서 올려다보이는 함백산 마루는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시리도록 또렷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스패츠와 아이젠을 차고, 머프로 볼을 감싸고 걸음을 뗀다. 장갑을 벗으면 손이 시리지만, 맑게 빛나는 햇살에는 봄이 흐른다. 함백산 마루에서 바라다보이는 사방 풍경이 시워~언하다. 티없이 파란 하늘 아래 겹겹이 멀어져가는 산 바다는 하얀 눈을 점점이 품고 있다. 이 얼마만인가. 중함백을 넘고, 은대봉을 넘어 두문동재까지. 파란 하늘 아래, 맑은 햇빛에 젖어, 하얀 눈길을 걷는다. 눈이 귀했던 이번 겨울이었는데, 오늘 원 없이 눈을 밟는다. 하얀 눈을 원 없이 밟으면..
2022.02.23 -
지칠 줄 모르고 즐거운[영월 주천강]
술샘 酒泉(주천) 양반이 떠먹으면 약주, 맑은 술이 나오고, 농민이 떠먹으면 탁주, 막걸리가 나왔다. 양반은 맑은 정신으로 공부를 하고, 농민은 논밭일을 할 때 힘을 내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양반이 농민 차림을 해도 약주가 나오고, 농민이 양반 차림을 해도 막걸리가 나왔다. 마을에서 농사를 짓던 한 농민이 과거 시험에 합격한 후에 샘물을 떴다. 약주를 기대했건만 탁주였다. 홧김에 샘에다 돌을 처넣었다. 그후로 샘에서 술이 나오지 않았다. 2021년 9월 9일 목요일.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솔샘공원에서 망산에 오르다. 솔샘공원-망산/빙허루-명상의 광장-마이봉-사태봉-도천교-주천강 강길 따라 주천교 옆 솔샘공원으로. 솔샘공원에는 '주천'의 유래를 적은 비가 있고, 조선 철종의 태실이 있었던 자리를 알리는 비..
202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