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산성[정선]
2022. 4. 14. 19:43ㆍ강원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새싹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꽃잎을 떨어뜨리면서 봄을 재촉하는 봄비다. 봄비가 내리는 날엔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이 설렌다. 우산을 챙겨 들고 길을 나선다. 정선 고성산성으로 간다. 고성리에 있어서 고성산성이고, 고성(古城)이 있어서 고성리란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
흙이나 목책으로 쌓은 산성이 삼국 이전부터 있었고, 신라가 고구려와 대치하던 시기에 돌로 쌓았으며, 고려시대까지 이용했었다고 한다. 1997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발굴하였고, 성안에서 청동기와 마제 석검, 돌화살촉 등이 발견되었으며, 성 아래에 청동기시대 고인돌과 집터가 남아 있다고 한다. 참고로 남한강 일대 산성은 거의가 신라와 고구려의 전장이었다고 한다.
아라리교직원수련원 앞. 우산을 펼까 말까. 산으로 들어서서 1Km쯤 거리에 산성이다. 적이 쉽게 침입할 수 있는 네 곳에만 성벽을 쌓았고, 전체 둘레가 700m쯤 된다고 한다.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손을 좀 본 모습이다. 제1산성, 제2산성, 제3산성, 제4산성.
숲 우거진 성안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옛날 사람들이 저 안에 모여 복작이면서 전투를 했다, 이거지. 지금은 강원도 청정 오지로 뭇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 있는 고장. 건너편 산이 백운산이고, 저쪽이 칠족령이고, 산밑으로 동강 맑은 물이 흐르고, 물가에는 멋들어진 바위 절벽이 날아가는 듯하다. 비에 젖은 나뭇가지에서는 파란 잎들이 삐죽삐죽 피어나고, 나그네는 맑은 산속 맑은 공기에 젖어 이리저리 서성인다.
자그마한 산성이지만, 영월, 정선, 태백으로 통하는 요충지라고 한다. 가볍게 한 바퀴 돌고 나서, 상쾌한 가슴을 안고, 정선읍으로 간다. 맑디맑은 동강 물가에 바짝 붙어 물과 함께 흐르는 길을 구불구불 거스른다. 정선 아라리시장에 메밀전병, 메밀배추전이 있고, 수수부꾸미가 있고, 녹두부침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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