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밟다[만항재-함백산-두문동재]
2022. 2. 23. 23:11ㆍ강원
눈을 밟다.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를 오로내린다고 하지만, 입춘 우수 지난 햇볕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만항재에서 올려다보이는 함백산 마루는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시리도록 또렷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스패츠와 아이젠을 차고, 머프로 볼을 감싸고 걸음을 뗀다. 장갑을 벗으면 손이 시리지만, 맑게 빛나는 햇살에는 봄이 흐른다.
함백산 마루에서 바라다보이는 사방 풍경이 시워~언하다. 티없이 파란 하늘 아래 겹겹이 멀어져가는 산 바다는 하얀 눈을 점점이 품고 있다. 이 얼마만인가.
중함백을 넘고, 은대봉을 넘어 두문동재까지. 파란 하늘 아래, 맑은 햇빛에 젖어, 하얀 눈길을 걷는다. 눈이 귀했던 이번 겨울이었는데, 오늘 원 없이 눈을 밟는다. 하얀 눈을 원 없이 밟으면서 걷는다.
은대봉을 넘어 금대봉에 오르기 전에 있는 두문동재는 정선(고한)과 태백을 넘나드는 고개이다. 예전엔 38번 국도가 넘어 다녔었지만, 지금은 저 아래에서 뚫린 굴을 빠져 다니고 있디. 싸릿재라고도 하는 두문동재 아래에 있는 골짜기에는, 나라가 망한 후, 고려 유신들이 숨어 살았었다고 하며, 그 골짜기를 두문동이라고 한다. 정선 쪽이다.
두문동재에서 고한 택시를 부른디. 만항재까지 16Km쯤, 20,000원. 충주에 와서 아귀찜에 소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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