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산과 주상절리[철원]
2024년 10월 14일 월요일. 철원군 소이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본다. 산속에 들어앉은 철원평야와 피의 능선, 저격 능선, 백마고지, 아이스크림 고지, 김일성 고지, ... 들판 저 너머에서 북녘 산 너울이 멀어져간다.빼앗고 빼앗기는 치열한 전투 속 포격으로 산봉우리가 아이스크림 녹듯이 흘려내렸다고 한다. 수없이 많은 군인들이 아이스크림 녹듯이 없어졌다고 한다. 철원, 김화, 평강, 하여 '철의 삼각지'라는 말도 그런 의미로 생긴 말이라고 하거니와 6.25 한국전쟁 때, 그렇게 처절한 전투가 끊임없이 되풀이되었었다는 그 현장에 이렇게 서 있는 것이다. 아, 인간 세계란? 말을 찾지 못하고 서성인다. 실바람이 불어와 나그네 몸을 간질인다. 가을을 속삭인다. 산에도 들판에도 허공에도 온통 가을이 스미는 것을..
2024.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