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143)
-
고랭길[평창군 봉평]
'낮은 위도 위도에 위치하며 표고가 600~700m 이상으로, 높고 한랭한 고원이나 산지'를 '고랭지'라고 하며, 사람이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자연 환경이라고 한다. 강원도 평창군 지역 평균 표고가 이에 가깝다고 하며, '해피700평창'이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 면온 사람들이 봉평장을 보러 다니던 길이 복원되었고, '고랭길'이란 이름이 붙었다. 2021년 9월 2일 목요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면온리. 휘닉스 평창 휘닉스CC 입구에서 408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잠깐만에 고랭길 입구를 만나다. 장길을 나서는 옛사람들의 몸짓을 상상하며 걸음을 뗀다.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른다. 금세 나타나는 봉우리에 달린 이름표는 '초봉'. 산등성이 옆구리를 구불거리다가 올라선 봉우리엔 '중봉'. 다음엔 '고봉'인가,..
2021.09.02 -
무릉도원[영월 요선정]
2021년 8월 26일 목요일. 요선정과 돌개구멍을 보고, 주천강을 걷다. 요선정은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리, 주천강과 법흥천이 만나는 물가 바위 절벽 위에 있는 정자이다. 1915년에 수주면(무릉도원면의 옛 이름)에 사는 요선계 계원들이 건립하였고, 조선 숙종의 어제시를 봉안하고 있다. 숙종의 어제시는 본래 주천면 소재지 서쪽을 흐르는 주천강 북쪽 언덕에 있었던 청허루에 봉안돼 있던 것이다. 청허루가 허물어지고 나서 일본인 경찰이 소유하였던 것을 요선계 계원들이 거금을 들여 매입하였고, 이를 봉안하기 위해 요선정을 지었다.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41호.(안내판 설명 요약) 요선정 옆에 무릉리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고려시대 불상으로 높이 3.5m. 무릎이 지나치게 크고, 상체 길이가 너무 길어 전..
2021.08.26 -
소똥령 옛길, 건봉사[강원도 고성]
옛날에, 마을 사람들이 원통 장날 소를 내다 팔기 위해 능선을 넘어 다녔는데, 소가 똥을 하도 많이 누어 소똥령이라 하였다. 또는, 오랜 세월 사람들이 넘어 다니다 보니 봉우리가 패였고, 그 모양이 소똥처럼 보였기에 소똥령이라 하였다. 소똥령 옛길은 간성읍 소똥령 마을과 진부령 사이에 있으며, 옛날에 한양 가는 길이었고, 산세가 험해서 산적들이 자주 나타났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었기에 숲이 자연 상태로 잘 보전되어 있다고 한다. 2021년 8월 19일 목요일. 46번 국도를 따라 진부령을 넘어 구불구불 내려가다가 소똥령 숲길 입구 안내판 옆에 자동차를 세웠다. 숲길로 들어서자마자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깊은 산골짜기에 제법 많은 물이 기세 좋게 흐르고 있다. 간밤에 많이 내렸다는 비가 ..
2021.08.19 -
제왕운기[두타산 베틀바위산성길]
전쟁으로 길이 막혀 10년 동안 산 속에서 농사를 지었다. 이승휴가 과거 급제 이듬해(1253)에 홀어머니를 뵙기 위해 삼척에 갔을 때, 몽고가 고려를 침략하였다. 개경으로 가는 길이 막혔고, 그는 두타산 구동(귀동)에서 10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어머니를 모셨다. 관직을 구하는 시를 보낸 끝에 이장용과 유경의 추천을 받아 벼슬길에 올랐고, 1280년부터는 구동(귀동)에 은거하면서 '제왕운기'와 '내전록'을 저술하였다. 제왕운기: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엮은 서사시. 원나라의 정치적 간섭을 받는 상황에서, 민족의 문화와 역사적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자주 의식을 드러냈다는 평과 함께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원나라에 대한 사대(事大)를 합리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군신화를 서술하여 단군을 민족의 시조..
2021.06.03 -
민물김[삼척 소한계곡]
2021년 5월 20일 목요일. 소한계곡을 걷다.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계곡 어귀 저수지 풍경이 먼저 가슴에 와 안긴다. 산을 담고 있는 저수지. 물도, 산도, 숲도 맑다. 내 안도 맑아지는가. 저수지를 지나면서 민물고기전시관, 마을회관, 작은 주차장이 차례로 나타나고, 민물김연구센터 앞에서 할머니 한 분이 나서신다. 줄에 달아 목에 건 것은 신분증인 듯. 인사를 나누고, 체온을 재고, 연락처를 적는다. 코로나19 시대의 풍경이다. 멀리서 오셨네요. 옛날에는 국(민물김국)을 끓여서 먹기도 했지요. 지금은 구경도 어려워요. 요 위로.. 길을 잘 만들어 놨어요.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탐방로를 따라 걷는다. 야자수 멍석도 깔렸고, 나무 계단도 놓였고, 전망대도 있고, 쉼터도 있고, 설명문도 있다. 그보다 먼..
2021.05.20 -
지지리골[태백]
2021년 5월 6일 목요일. 함백산 지지리골을 헤매고, 탄탄대로 일부를 걷다. 지지리골: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옛날에, 멧돼지를 잡은 사냥꾼들이 현장에서 불을 피우고, 돌판을 달구어 고기를 구워 먹곤 했단다. 고기를 구울 때 나는 소리를 따서, '지지리를 한다'고 했고, '지지리'를 하는 골짜기라서 지지리골이라고 했단다. 낭만적인 이야기인가. 골짜기 화전민들이 지지리도 못 살았기에 그렇게 불렀다는 말도 있다. 31번 국도에서 소도천에 놓인 함태교를 건너니 지지리골 입구다. 둘째 번 갈림길 앞에서 망설이다가 왼쪽 골짜기로 들어선 것이 오늘 걸음의 하이라이트. 골짜기 초입 사방댐 안내판에 '지지리골'이란 말이 적혀 있긴 했지만, 길은 더 이상 흔적도 없다. 길이 왜 이 모양이지? 하면서도, 호기심을 누르..
202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