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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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 푸른 바람[홍천 팔봉산]
2024년 5월 10일 금요일. 홍천 팔봉산 바위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다. 멀리도 가까이도 사방이 온통 푸른, 신록의 바다를 눈이 시리도록 바라보고 바라보다. 봉우리마다 감탄 감탄 감탄. 8봉 소나무 그늘 바위 바닥에 앉아 김밥을 먹다. 시리도록 푸른 세상, 시리도록 시원한 바람. 바람결에도 푸른 물이 배었다.먼 옛날 중국 어떤 사람이 읊조렸다던가. - 강과 산 바람과 달은 본래 주인이 없고 오직 한가로운 사람이 그 주인이다. 어떤 사람이 한가로운 사람인가. 한가로울 수 있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한가로울 수 있는 사람인가. 한가로움을 아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한가로움을 아는 사람인가. 한가로움이란 어떤 것인가. 살랑바람이 쉬지 않고 얼굴을 온몸을 간질인다. 아득한 옛날 어떤 사람, 노자라고 하던가...
2024.05.10 -
만지산[정선]
마을 어르신께서 말씀하신다. 갈라지는 산줄기가 많다는 뜻, 그래서 만지산(萬枝山 716.2)이다. 강원도 정선군 동강 가에, 백운산 이웃에 있는 산이다. 까탈스럽게 말하자면, 동강이라는 이름을 갖기 직전, 조양강 가에, 라고 해야겠다. 그렇지만, 그냥, 동강이라고 해야겠다.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풍경이 펼쳐지는 곳. '청정'의 대명사 '동강'. 2024년 3월 27일 수요일. 대한민국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강 풍경이 얼마나 있을까. 신동읍 제장리에서 강물을 옆에 끼고 거슬러 올라가는 길. 그 청정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할 말이 있을까.그렇게 올라가다가 귤암교를 건너고, 윗만지 마을로 갈라지는 길가에 자동차를 세우다. 윗만지 마을 뒤에서 숲속으로 들어서다. 가파른 비탈을 헤집어 산등성이에..
2024.03.27 -
깨달음을 얻는다?[오대산 선재길]
깨달음을 얻는다? '오대산 선재길'에서 '선재'란, 화엄경에 등장하는 젊은 구도자의 이름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그는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53명의 선지식을 차례로 찾아 나섰고,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난 후, 진리의 세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길을 나서자마자 예보에 없던 빗방울이 듣는다. 허허, 하면서 나선 길을 그냥 간다. 오대산 선재길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러면 그렇지. 충주시 지역을 벗어나서 원주시 지역으로 들어설 즈음부터 하늘은 벗어지고, 해님 얼굴이 맑게 빛난다. 단풍철에다 휴일. 교통량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월정사 앞 상가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곧바로 선재길 이정표를 찾아 들어선다. '전나무숲길-월정사-산림철길-사고길-거제수나무길-화전민길-왕의..
2023.10.21 -
아리랑 발생지[정선 백이산]
2023년 9월 22일 금요일. 어제까지 이틀 동안 가을비가 추적이던 하늘은 맑아졌고, 바람이 선선하다. 정선군 남면 낙동리 개미들미을에서 걸음을 뗀다. 마을 앞 지장천에 제법 많은 물이 흐른다. 함백산 쪽에서 흘러내려, 고한, 사북을 거쳐 왔고, 저 아래 가수리에서 동강에 빨려드는 물줄기다.광락로에서 수와우길로 접어든다. 돌배나무 가로수가 이색적이다. 푸른 잎새에 섞인 동글동글한 열매가 누렇게 익어간다. 지장천으로 가는 물줄기를 옆에 끼고 거슬러 걷는다. 포장도로이지만, 자동차 통행이 거의 없는 조용한 길이다. 이따금 나타나는 비탈밭에는 붉은 수수와 콩이 한가득하고, 어쩌다 들깨가 보인다. 수수밭은 추수가 끝난 것도 있다. 충주보다 가을이 많이 이른 걸 본다.수와우길에서 갈라지는 길은 널찍한 산길이다...
2023.09.22 -
덕봉산해양생태탐방로[삼척]
2022년 11월 25일 금요일. 고향 선배님들과 함께 삼척 여행 중에 덕봉산해양생태탐방로를 걷다. 삼척시 근덕면이다. 사진 몇 장 찍다. 덕봉산: '동국여지승람', '해동여지도' 등 옛 기록에 '덕산도'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섬이었던 것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육지와 연결되어 '덕봉산'이름을 갖게 되었고, 산 모양이 물더덩을 닮았다고 해서 '더멍산'이라고 한 것을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덕봉산'이 되었다고 한다. '물더덩'은 '물독'의 방언. 산 아래 '마읍천' 물이 흐로고, 한쪽에는 맹방해수욕장, 다른 한쪽에는 덕산해수욕이 있다. 양양에서 떠내려 온 삼형제 봉우리 중 하나라는 전설이 있고, 조선 선조 때, 밤마다 '스스로 우는 대나무(자명죽, 自鳴竹)'가 자라고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적의 침투를 대..
2022.11.26 -
단풍[계방산]
2022년 10월 17일 월요일. 강원도 계방산 단풍 바다에 빠지다. 세상에나. 이런 단풍을 보다니. 벌써 이렇게 단풍이 들었다니. 계방산에 이렇게 단풍나무가 많았던가. 단풍나무가 이렇게나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운두령에서 계방산 마루 좀 지난 곳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다. 9.82Km. 온통 단풍 바다이다. 단풍나무가 유난히도 많다. 노랗고, 빨갛고, 맑고 고운 단풍 빚깔이 온 산을 뒤덮었다. 온몸을 단풍 물에 흠뻑 적신다. 맑고, 고운 단풍 바다에 풍덩 빠진 채 구름에 달 흐르듯 느릿느릿 흐른다. 하늘은 또 왜 저렇게 파랗단 말인가. 구름은 왜 저렇게 하얗단 말인가. 햇빛은 왜 저렇게 맑은 것인가. 바람은 왜 이렇게 산들거리는 건가. 해발 1,577m 계방산 마루에 서니, 사방 멀리멀리 산 ..
202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