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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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발생지[정선 백이산]
2023년 9월 22일 금요일. 어제까지 이틀 동안 가을비가 추적이던 하늘은 맑아졌고, 바람이 선선하다. 정선군 남면 낙동리 개미들미을에서 걸음을 뗀다. 마을 앞 지장천에 제법 많은 물이 흐른다. 함백산 쪽에서 흘러내려, 고한, 사북을 거쳐 왔고, 저 아래 가수리에서 동강에 빨려드는 물줄기다.광락로에서 수와우길로 접어든다. 돌배나무 가로수가 이색적이다. 푸른 잎새에 섞인 동글동글한 열매가 누렇게 익어간다. 지장천으로 가는 물줄기를 옆에 끼고 거슬러 걷는다. 포장도로이지만, 자동차 통행이 거의 없는 조용한 길이다. 이따금 나타나는 비탈밭에는 붉은 수수와 콩이 한가득하고, 어쩌다 들깨가 보인다. 수수밭은 추수가 끝난 것도 있다. 충주보다 가을이 많이 이른 걸 본다.수와우길에서 갈라지는 길은 널찍한 산길이다...
2023.09.22 -
덕봉산해양생태탐방로[삼척]
2022년 11월 25일 금요일. 고향 선배님들과 함께 삼척 여행 중에 덕봉산해양생태탐방로를 걷다. 삼척시 근덕면이다. 사진 몇 장 찍다. 덕봉산: '동국여지승람', '해동여지도' 등 옛 기록에 '덕산도'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섬이었던 것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육지와 연결되어 '덕봉산'이름을 갖게 되었고, 산 모양이 물더덩을 닮았다고 해서 '더멍산'이라고 한 것을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덕봉산'이 되었다고 한다. '물더덩'은 '물독'의 방언. 산 아래 '마읍천' 물이 흐로고, 한쪽에는 맹방해수욕장, 다른 한쪽에는 덕산해수욕이 있다. 양양에서 떠내려 온 삼형제 봉우리 중 하나라는 전설이 있고, 조선 선조 때, 밤마다 '스스로 우는 대나무(자명죽, 自鳴竹)'가 자라고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적의 침투를 대..
2022.11.26 -
단풍[계방산]
2022년 10월 17일 월요일. 강원도 계방산 단풍 바다에 빠지다. 세상에나. 이런 단풍을 보다니. 벌써 이렇게 단풍이 들었다니. 계방산에 이렇게 단풍나무가 많았던가. 단풍나무가 이렇게나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운두령에서 계방산 마루 좀 지난 곳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다. 9.82Km. 온통 단풍 바다이다. 단풍나무가 유난히도 많다. 노랗고, 빨갛고, 맑고 고운 단풍 빚깔이 온 산을 뒤덮었다. 온몸을 단풍 물에 흠뻑 적신다. 맑고, 고운 단풍 바다에 풍덩 빠진 채 구름에 달 흐르듯 느릿느릿 흐른다. 하늘은 또 왜 저렇게 파랗단 말인가. 구름은 왜 저렇게 하얗단 말인가. 햇빛은 왜 저렇게 맑은 것인가. 바람은 왜 이렇게 산들거리는 건가. 해발 1,577m 계방산 마루에 서니, 사방 멀리멀리 산 ..
2022.10.17 -
산솔나무[영월 단풍산]
삐죽삐죽 솟은 산봉우리들이 단풍나무잎 모양이라고 해서 단풍산(1,150)이라고 한다. 강원도 영월군 산솔면에 있다. 산 아래, 31번 국도 길가 언덕에 수령 500백년이 넘는다는 소나무가 있다. 솔고개 '산솔나무'라고 한다. 영월 읍내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은 단종의 혼령은 태백산으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 길목인 여기에서 이 소나무가 단종의 혼령을 위로했다는 전설이 있다. 또, 솔표 우황청심환 상표의 소재로 쓰인 소나무라는 이야기도 있다. 도로변 공원에서 올려다보이는 모습도 볼 만하지만, 올라가 가까이에서 찬찬히 살펴보면, 연륜이 묻어나는 크기와 자태에 감탄이 절로 터지는 경험을 할 수가 있다. 주변 산세의 아름다움은 덤이다. 얼마 전에, 이곳 면 이름이 '중동면'에서 '산솔면'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되었..
2022.09.01 -
홍천 용소계곡
2022년 6월 22일 수요일. 홍천 용소계곡을 걷다.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 용소계곡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내촌면 광암리 군유동까지 다녀오다. 주차장에서 1Km 남짓까지는 자동차 한 대 조심스럽게 다닐 수 있는 포장도로이다. 펜션 건물이 몇 보이고, 오미자, 고추 몇 포기 등 손바닥만 한 밭뙈기가 더러 보인다. 도로 끝에서 작은 출렁다리를 건너면 바로 숲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는 물소리에 새소리가 섞이고, 햇볕 가려주는 나뭇잎들은 산들바람에 흔들거린다. 깊고 깊은 산속이다. 홍천9경 중 제7경이라고 한다. 스토리텔링. 옛날이야기가 넘쳐난다. 계곡 물속에 살던 용 이야기가 있고, 호랑이, 도깨비, 사슴, 소년, 소녀,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가 등장한다. 약초 이야기, 삼굿 이야기, 도둑 이야기, ..
2022.06.22 -
완택산[영월]
2022년 6월 17일 금요일. 영월 완택산에서 땀을 흘리다. 완택산: 영윌읍 삼옥리와 연하리 사이에 솟아 있다. 산마루 푯돌에 적힌 높이는 해발 916m. 삼옥리 쪽 산발치에 동강이 흐르고 있다. 삼옥리 쪽. 동강한마음래프팅 마당에서 동강 맑은 물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산으로 들어선다. 절벽을 이루는 연하리 쪽에 비해 완만하다고들 하나 눈에 들어오는 산세는 이쪽을 봐도 저쪽을 봐도 엄청나게 가파르기만 하다. 무심코 들어선 임도는 1Km쯤 되는 곳에서 끊기고, 아무리 둘러봐도, 이어지는 산길이 보이지 않는다. 어쩔거나. 그래. 일단, 저 위 산등성이로 올라가 보자. 직각에 가까운 산비탈을 기어 올라간다. 산짐승 길인지, 약초꾼 길인지, 희미한 흔적을 더듬기도 하고, 옛날 화전민 터였음이 분명해 보이는 곳..
202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