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8. 19:02ㆍ강원
2024년 6월 7일 금요일. 홍천 가리산에서 수수꽃다리를 만나다. 숲속 흙길이 끝나고, 1봉(주봉. 1,051), 2봉, 3봉, 하는 바위 봉우리들을 오가는 길에서, 과메기 차가 먼저 발견하였고, 모두가 반가워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수수꽃다리. 외국 이름은 라일락, 우리말 이름은 수수꽃다리,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란다.
수수꽃다리는 한반도 중부 이북에 자생하는 낙엽 관목이고, 서양에서 들어온 라일락과는 종이 다르다는 것이다. 라일락꽃은 꽃대가 작고 꽃잎이 안으로 오므라드는 듯하고, 수수꽃다리꽃은 '꽃자루가 길고 마지막 꽃잎이 시원스럽게 밖으로 퍼진다, 꽃끼리 서로 엉키지 않고 골고루 퍼져나간다'고 한다. 본래 우리 땅에 있어 온 수수꽃다리와 비슷한 꽃을 피우는 라일락을 서양수수꽃다리라고 한다는 말도 있다. 둘 다, 꽃을 피운 모습이 수수 이삭이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수수꽃다리의 꽃말은 우정, 첫사랑이고, 라일락의 꽃말은 아름다운 추억, 첫사랑이라고 한다.
몇 해 전에 왔을 때는 험한 바위 봉우리들을 오가느라고 위험을 무릅써야 했었는데, 오늘은 목재 사다리 계단 덕분에 안전하게 이 봉우리에서 저 봉우리로, 또 저 봉우리로 간다.
5월을 지나 6월, 여름으로 가는 시원하게 푸른 산 바다에 빠지고, 푸른 바람결에 섞여서 시원시원 흐른다. 나무가 되고, 풀꽃이 되고, 산이 되어 바람에 나부낀다.
심심찮게 나타나는 수수꽃다리를 반기노라니, 여기에서, 저기에서 다투어 손짓하는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이 외면하리. 참조팝나무, 꿀풀, 초롱꽃, ... 이름 모를 풀꽃들이여. 이름을 모르니 미안하다고 해야 할까.
오랜만에 산 품에 안겨 내려가기 싫어하는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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