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30. 23:00ㆍ미얀마라오스
1월 23일
어제 저녁을 치앙마이에서 먹고 야간 버스로 오늘 아침 방콕에 왔다. 카오산로드에 짐을 내려놓고 우선 몸부터 닦는다. 한 20일 입고 있던 바지도 갈아입고 티셔츠도 깨끗한 걸로 바꿔 입고, 느긋하게 쉴 궁리를 하면서 거리로 나선다.
노동자들 시위대가 지나간다. 큰길을 건너 탐마쌋 대학으로 발길을 옮긴다. 태국에서 최고 사립 명문으로 손꼽히는 대학이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연달아 일어났던 태국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것을 기념하는 뜻으로 교정에 민주화운동기념탑 모형을 세워 놓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이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학교를 설립한 사람의 동상이 있고, 그 밑 돌판에 그의 생전 업적이 태국어와 영어로 새겨져 있다. 단과대학들도 둘러보고 휴게실에도 가보고 강가 의자에 앉아 물도 바라보고 하늘도 바라보고, 더 이상 한가로울 수가 없다.
맞붙어 있는 짜오프라야 강에서는 쉴 새 없이 파도가 넘실거리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내일 귀국을 앞두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에 이보다 나은 곳이 있을까 싶다.
구내식당도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니 금상첨화다. 이쪽 식당 메뉴판 맨 위에 한국 스타일 돼지고기 덮밥이 있다. 돈육덮밥이라, 태국에 건너온 돈육덮밥은 어떤 맛일까 하면서 주문을 한다. 역시 그 맛, 입이 행복하다. 아주 즐거운 점심식사. 오랜만에 입맛에 맞는 커피까지 한잔 하고 대학 캠퍼스 강가에 앉아 푸~욱 쉬었다가 또 이리저리 거닐어 본다. 캠퍼스에 넘쳐나는 젊은이들의 활기에 흠뻑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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