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 소리[충주 계명산]

2026. 4. 18. 21:40충청

맑은 하늘, 맑은 햇살, 상쾌한 공기. 아침 인사를 나누는 산새들 소리가 맑고 맑다. 분주하게 지저귀는 소리에 생기가 넘친다. 나그네 발걸음에도 생기가 솟는가.

2026년 4월 18일 토요일. 계명산 품속에 들다. 충주시 용탄동 절골에서 걸음을 뗀다. 산허리를 휘감는 임도를 따라 휴양림 쪽으로 가다가 산꼭대기로 구불구불 올라가는 갈림길로 들어서다. 양지꽃, 제비꽃, 산괘불주머니, ... 조용조용 반짝반짝. 난쟁이 봄꽃들이 볕을 쬐고 있다. 연둣빛 번지는 바다에 점점이 부푸는 하얀 안개는 산벚꽃이고, 진달래는 여기저기에서 분홍 웃음을 입에 물고 다소곳하다.

계명산 꼭대기. 소나무 아래 거친 바위 한 귀퉁이에 앉아 김밥을 먹다. 코앞 진달래가 눈길을 끌더니 소나무 가지 사이로 충주호 물빛이 비치다. 아! 이런 풍경도 있구나. 늘어진 소나무 가지와 부푸는 연둣빛, 진달래 분홍빛과 저 아래 물빛. 좋다.

내려오는 길은 약수터 쪽 산등성이를 잡았다. 이쪽에도 진달래가 한창이다. 아, 좋은 계절이고, 좋은 날씨이고, 좋은 산길이다. 좋은 기분을 만끽한다.

그렇게 내려오다가, 그래, 여기쯤에서 뚫고 내려가 보자. 저 밑 산허리 임도에서 산꼭대기 쪽으로 갈라지는 임도가 저기쯤까지 올라왔을 것이다. 가늠해 보니, 그리 험하지 않을 것 같다. 이리저리 살피면서 살금살금 미끄러졌다. 큰 어려움 없이, 적당한 스릴과 함께 즐거운 땀을 흘리다. 용케도 짐작이 딱 맞아떨어졌다. 바라던 임도를 만나니, 가슴이 뿌듯하고, 발끝에 힘이 솟는다. 임도 공사는 여기에서 일단 멈춘 상태인 것 같고, 저쪽으로 해서 저기, 저기쯤에서, 저 너머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

그래, 산은 이렇게 좋은 것이다. 그저 좋은 기분으로 아무 생각 없이 걷는 산속 나그네여. 아, 저 소리. 여기서도 산새들이 지저귀고 있다. 아침에 듣던 것처럼 맑고, 생기 넘치는 저 소리. 지금 여기, 깊지 않은 깊은 산속에서 우리가 주고받는 소리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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