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밟다[충주 계명산 임도]
처음부터 끝까지 하얀 눈이 펄펄 날린다. 송이송이 허공에서 나부낀다. 온 산이 하얗고, 나뭇가지마다 목화솜이 부풀어 오른다. 충주호 물빛은 검은빛인가 맑은 빛인가. 차가운 빛인가 더운 빛인가. 안개는 묽은 건가 짙은 건가. 아니, 안개인가 구름인가. 건너편 산빛은 하얀 건가 검은 건가. 2024년 2월 25일 일요일. 눈발 날리는 날에 충주 계명산 임도를 걷다. 휴양림에서 용탄동 용골까지 왕복하니 13.06Km. 오랜만에, 푹푹 빠지는 눈밭을 하염없이 걷는다. 마음은 제멋대로 흘러 어느 곳에 머무는가. 흰 눈은 펄펄 방바닥은 따끈따끈 화로 위에선 보글보글 탁 털어 넣은 건 혀에 착착 감기는가 깊은 곳으로 스미는가
202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