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푸른 초원에서[몽골고원]
2023년 8월 19일 토요일.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에 있는 게르에서 눈을 뜨다. 러시아제 특수차량(푸르공)에 몸을 싣는다. 덜컹덜컹, 흔들흔들. 끝없이 펼쳐지는 고원 속을 헤집는다.가끔 차를 세워두고 이리저리 거닐어 본다. 너울너울 멀어져가는 푸른 풀밭을 보고, 티 하나 없이 푸르디푸른 하늘을 본다. 가끔씩 부풀어오르는 구름 빛깔은 더없이 희다. 맑은 바람결에 넋을 맡긴다.고원에서 자라는 온갖 풀이 꽃을 피웠다. 구절초도 보이고, 벌개미취도 보인다. 모두가 땅에 바짝 붙은 난쟁이들이다. 해발 고도가 높은 곳이고, 모래나 자갈 위에 흙이 얇게 덮인 땅이기에 나무가 자랄 수 없고, 모든 풀도 키가 작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난쟁이들이 하얗거나 노랗거나 등등, 저마다의 빛깔로 꽃을 피웠다. 풀잎에도 꽃잎에도..
202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