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 00:57ㆍ충청
중앙탑으로 소풍 가는 날.
칠금중학교 4년 째, 연속 세 번째 중앙탑으로 봄 소풍을 간다.
탄금대 앞을 지나면서는 인도가 없고, 길 어깨가 좁아 걷기에 불편하다.
이번엔 중간에서 버스를 탈 작정이었지만, 걷다보니 탑 앞이다.
유서 깊은 곳, 자연 환경이 좋은 곳, 시에서 잘 가꾸어 놓은 중앙탑 공원. 무상한 세월을 지키고 있는 칠층석탑, 푸른 잔디, 신록, 한 품위 하는 소나무, 맑은 공기와 물 그리고 물 위에 비치는 하늘과 산, 이리저리 달리고 뒤엉키며 놀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나, ‥‥‥. 싫도록 노닐고 거닐고 하는, 말 그대로 소풍이 즐겁도다.
아이들은 무사히 집으로 갔다. 해는 남았다. 몇몇이 어울려 장미산에 오른다. 고추, 옥수수, 감자, 가지, 파, 오이, ‥‥‥. 길가에 잘 가꾸어진 밭에서 잘 자라고 있는 작물들이 예쁘다. 자주색 제비꽃은 아직도 방긋방긋하고, 조팝꽃은 이제 시들었다. 자취를 감추는 꽃들이 있고, 새로 피어나는 꽃들이 있다. 나뭇잎들은 눈에 보이게 자라면서 푸른빛이 짙어간다.
산에 서려 있는 장미와 보련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다보니 복원해 놓은 산성이 눈길을 막는다. 봉학사 앞 배나무 하얀 꽃잎은 봄날을 바양하고 있는데, 우리가 올라온 쪽에선 남한강 물빛이 가까이서 유유히 흘러간다.
산 빛이 어떻고, 물빛이 어떻고, 햇빛이 어떻다고? 오늘도 봄 타령인가? 연두색이 어떻고, 신록이 어떻다고? 계곡의 물이 맑고, 강물이 유유하다고? 그래서 산과 들로 나다니면서 아! 아! 한다고?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것을!
소심한 가슴에다 뒤풀이 술 몇 잔을 끼어 얹는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고, 술은 술이렷다!
하 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