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1. 21:36ㆍ충청
장연면 방곡 삼거리에서 19번 도로를 따라 느릅재를 넘고, 얼음골에서 임도로 들어선다.
유난히 밝게 빛나는 햇빛, 상쾌한 바람, 티 없이 맑은 초여름 산 빛.
싱그러운 숲 속에 그윽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는 발길이 여유롭다.
언뜻언뜻 나타나는 산마루 쪽 연둣빛이 참으로 예쁘다.
두어 시간을 걸어도 급한 오르막이 없는 길이 산속을 구불거린다.
저 아래 매전 저수지가 보이고, 매전리가 보이고, 칠성으로 넘어가는 고갯길[맹이재]이 보인다.
높고 낮은 산과 크고 작은 들판이 뒤섞여 멀리까지 펼쳐지는 경치가 아름답다.
저 건너 가까이에 서 있는 성불산이 준수하다.
임도는 증자동 마을을 감싸고 돌아간다.
길 가에 버드나무가 한참동안 나타난다.
최근에 들어섰는지 새 집에 새 탑이 서있는 절이 내려다보인다.
길 가에 무심사라는 절 이름이 적힌 팻말이 서 있다.
오지 중 오지마을이 있는 골짜기는 주머니처럼 생긴 게 꽤나 길고 깊숙하다.
마을 뒤를 굽이도는 임도에서 박달산을 바라본다.
느릅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 아래 펼쳐지는 산줄기들이 병풍처럼 보인다.
감물이나 방곡 쪽에서 보는 모습과는 아주 딴판이다.
정상을 지난 능선은 다시 마을을 싸안으면서 이어진다.
증자동으로 내려서려던 애초 생각을 접고 계속 임도를 따라 걷는다.
마을 쪽에서 한참 멀어진 내리막 끝에 갈림길이 있다.
칠성면 태성 쪽으로 이어질 것 같은 길을 버리고 장연 쪽 오르막을 택하여 걷는다.
참으로 좋은 걸음.
바깥에서 보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박달산 안쪽 모습을 보았고, 파묻혀 걸었다.
길바닥에 앉아 마신 장연인삼막걸리가 좋았고, 컵라면도 좋았고, 참외 맛도 좋았다.
막힘없이 이어지는 길이 좋더라.
길은 꿈, 걷는 건 삶.
08:10 방곡삼거리 - 느릅재 - 얼음골 - 박달산 임도 - 증자동 뒤쪽 - 거문동 - (트럭) - 솔티재 - 오가리[장연] - (시내버스) - 16:10 방곡 - (승용차)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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