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8. 20:13ㆍ충청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먼 뻐꾸기 울음소리를 듣는다.
뻐꾸기가 울면 가뭄이 든다는데 ‥‥‥.
아닌 게 아니라 한창 가문 때다.
배낭을 꾸려 문을 여니 비가 뿌리고 있다.
미리 정해진 거면 날씨가 어떻든 출발을 하는 게 습성인지라 그저 그런 마음으로 그냥 나선다.
새벽에 들은 뻐꾸기 울음소리, 오후 늦게부터 비가 온다고 한 일기예보를 생각하면서‥‥‥.
청풍에서 대교를 건너고, 영아치고개 너머 학현마을 입구에 주차를 한다.
하학현ㆍ상학현 마을을 지나 갑오개로 오른다.
마을엔 ○○민박, ○○팬션, ○○가든 등 새로운 건물들이 숲을 헤치고 들어서 있다.
초등학교 자리는 제천시학생야영장으로 바뀌었다.
학교 앞 구멍가게 할머니께 길을 묻고, 마을 내력을 여쭙던 옛일이 생각나서 두리번거려 본다.
허나 그 때의 마을 모습을 찾기가 어렵고, 길은 아스팔트로 잘 포장이 되어 있다.
길 가에는 살구나무인지, 매실 나무인지가 잎사귀 사이에 어린 열매들을 달고 줄지어 서 있다.
갑오고개에서 산으로 들어간다.
입구에 금수산산악마라톤코스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오는 듯 마는 듯하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안개가 걷히고, 구름 사이로 이따금 해가 비친다.
망덕봉으로 해서 금수산으로 가는 길을 한참 바라보다가 신선봉으로 향한다.
얼마 전 망덕봉에서 신선놀음 하는 기분으로 여유를 부리던 일을 떠올리며 빙긋빙긋 웃어본다.
신선봉을 지나면서부터는 밧줄이 매어져 있는 바위길이 심심찮다.
날씨가 개면서 저 아래 호수도 보이고, 저쪽으로 월악산도 나타난다.
왼편 절벽에 붙어 있는 정방사는 보이지 않지만, 능강계곡과 얼음골의 너른 품이 수려하다.
학현 마을과 건너편에 있는 작은 동산과 동산 자락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망덕봉에서도 그랬지만, 산 이름을 금수산으로 바꾼 퇴계 선생의 기분을 알 듯하다.
미인봉을 거쳐 다시 그 자리로 내려와서 길 가 개울에 있는 음석(陰石)을 찾아가 본다.
저 쪽 동산 자락에는 남근석이 너무나도 똑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데, 이 것도‥‥‥?!
하하하 ~.
그 옆 길 가에 근래에 와서 세워진 남근석이 있고, 그 옆에 사연을 적은 비문이 있다.
“예로부터 ‥‥‥ 조화를 이루었는데, ‥‥‥ 1972년 폭우로 남근석이 유실 ‥‥‥ 자연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탁현을 만들기 위하여 ‥‥‥ 탁현리에 사는 사람들의 화합과 이곳을 찾는 이들의 건강을 ‥‥‥ 간절한 마음으로 이 남근석을 세운다. 2006년 12월 12일 탁현리 주민일동”
09:00 하학현 - 상학현 - 10:00 갑오고개 - 용바위봉(750m) - 신선봉(845m) - 학봉(680m) - 미인봉(596m/저승봉) - 15:00 하학현[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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