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을 헤매다보니 송어가 있더라백운산]

2008. 5. 25. 13:02충청

 2008년 5월 24일 토요일, 개었다 흐렸다 하는 날씨.

푸른 산 속, 시원한 숲 속을 걷는다.

양안치 ― 오두재 ― 오두봉 ― 백운산 ― 운학리

지난 1월 말, 유랑이랑신랑이 백운산 삼십 리 눈길을 걸으면서 작정했던 길.

운학리에 송어가 있다고 했다.

입산금지가 풀리고 나서 첫 놀토인 오늘, 그 길을 열 시간 동안 걸었다.

이, 유, 이, 최, 이.


오늘, 많은 도반들이 서울에서 큰일을 하고 있는 걸 생각하며 걷는다.

오만하고, 비열한 '2MB정권', 독선적인 정책을 규탄하는 서울 집회.

동참하지 못하고 산 속을 헤맨다.

웃으면서 말한다.

“후방에도 사람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 후방을 지키며 뜻을 기리겠다.”

하하하.

어지러운 세상 ‥‥‥.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가?

아! 저기 저, 꿩의병아리.

주먹보다도 작은, 아주 어린 꿩의병아리가 종종걸음을 친다.

그 옆에선 까투리 한 마리가 안절부절못하며 이리저리 맴돌고 있다.


백운산 정상에서부터의 길이 가지고 간 지도와 맞지 않는다.

지도를 잘못 읽은 건가, 길을 잘못 잡은 건가?

누구를, 무엇을 탓할 일이 아니다.

이리저리, 이런 저런 요량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열 시간?

적지 않은 시간이다.

 

 

이회장님이 몹시 지쳤다.

허나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는 모습에 여유가 있다.

운학리 송어네 집.

우선 시원한 맥주 한 컵으로 목을 적신다.

긴 걸음의 노고를 소주잔에 부어 털어 넘긴다.

서울 간 사람들을 응원한다면서 세월을 웃어 본다.


4개 국어(?), 재롱어린 노래, 번득이는 재치로 하루의 노독을 날려 주신 유면장님.[眠丈]

감기를 무릅쓰고 여름 낮 긴 걸음을 지켜주신 이회장님.

어떤 상황에서건 여유롭게, 정확한 판단으로 최선의 결정을 이끌어내시는 최랑.

하루 일정을 빈틈없이 떠받쳐주신 충주중학교 이샘.

운학에서 충주까지 실어다 주신 백운 기사님.

늦은 시간에 동키에서 합류하신 전종부님.

집회를 마치고, 전화로 격려해 주신 신랑과 과메기 차 그리고 ‥‥‥.

고맙습니다.


서울 가신 여러 선생님들, 고생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08:50 큰양안치재 ― 오두재 ― 오두봉 ― 백운산 ― 임도 ― 19:00 운학리 송어

[충주 ― 직행버스 ― 귀래 ― 택시 ― 큰양안치재 / 운학리 ― 택시 ― 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