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1. 13:39ㆍ중국러시아몽골
2011.08.18.(목) 삼청산.
새벽에 안후이성 황산 시내에서 3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강서성에 있는 삼청산 아래에 도착하였다.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첫머리에 주작(朱雀) 조각이 서 있고, 바닥에 태극과 팔괘 무늬가 함께 그려져 있다. 비옷에 우산까지 챙겨 왔지만 비가 올 기미는 없고 하늘은 맑다. 처음부터 기암괴석이 여기서 비쭉 저기서 비쭉 솟아오른다. 바위는 눈에 보이기만 하는 게 아니다. 발로 밟고 가는 길도 모두 돌이고 바위다. 처음부터 끝까지 바위를 깎거나 돌을 깎아서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얼마큼 올라선 다음 산허리를 돌고 도는 잔도(棧道). 깍아지른 듯한 천 길 낭떠러지 바위 벼랑에 선반처럼 길을 매달아 놓았다. 내려다보면 어질어질하고 아찔아찔할 정도로 높다란 바위벽에 매달려 있는 길이지만, 죽죽 솟아 있는 바위에 놀라고, 날아갈 듯 붙어 있는 소나무에 놀라고, 그렇게 어울려 펼쳐지는 경치에 놀라느라 무서워할 겨를이 없다. 어떻게 저렇게 만들어 놓았을까? 저 길을 만드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상상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고, 마음속에 그려지는 것을 실현해 내는 사람의 힘에 놀라고 또 놀란다.
모퉁이를 몇 개 돌아 양광해안. 표지판에 sunshine seashore라고 덧붙여 놓았다. 햇볕이 많이 퍼진다는 얘긴가? 깨끗하게 푸른 소나무 바다가 펼쳐진다. 산허리에 달려 있는 잔도는 계속하여 평평하게 이어진다. 또 다른 풍경에 넋을 잃고, 그렇게 놀란 가슴을 안고 걷는데 순간 터지는 탄성. 아! 저만치서 산을 덮고 있는 안개. 옥경(玉京), 옥허(玉虛), 옥화(玉華) ―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 삼청산 삼봉(三峰)이 안개 속에서 나란히 나타날 듯 말듯 사람을 은근히 놀린다.
이어서 내리막 돌계단. 그리고 언덕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데 저만치에서 여신봉(女神峰)이 신선다운 몸짓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여신봉을 마주하여 느긋하게 서성이다가 올라선 봉우리에서 이번엔 소리내어 킬킬댄다. 표지판엔 한자와 영어와 한글로 ‘玉女開懷 Young lady with Open Breasts 옥녀 마음’이라고 덧붙여 놓았다. 어쩌면 그리 닮았는지. 서로 눈빛만 마주치면 또 다시 히히, 킬킬.
황산 시내에서 저녁 식사. 그리고 어제 그 호텔. 길 건너 아주 작은 저자거리 노천 꼬치구이 집에서 간단하게 한잔. 엊저녁에 단골(?)이 된 집. 슈퍼에서 고량주를 사들고 가서 꼬치 서너 개. 통하지도 않는 말을 주고받는 대화도 하나의 재미. 엊저녁에 찍어준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한다. 청년 이름은 黃永進(황영진). 어제 받은 주소를 내보이며 응답을 하니 흐뭇하게 웃는다.
* 삼청산(三淸山)
중국 장시성[江西省] 소재. 도교의 명산이며, 바위와 소나무가 절경을 이룬다. 옥경(玉京), 옥허(玉虛), 옥화(玉華)[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 하여 삼봉(三峰). 옥경봉(玉京峰)이 최고봉으로 1819.9미터. 2008년 7월 8일, 캐나다의 퀘벡주에서 개최된 제32회 세계유산 대회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 중국 7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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