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은행나무[영동천태산]

2012. 8. 2. 21:35충청

천태산[715]. 충북 영동군 양산면과 충남 금산군 제원면에 걸쳐 있다. 등산로 입구에 “충북의 설악 천태산계곡”이라는 글씨가 커다란 돌에 새겨져 있다. 과연, 로프가 없으면 오르기 힘들 정도로 바위가 많은 산이다. 산에 안겨 있는 영국사는 신라 때 지어졌지만, 공민왕이 피난했던 절로 유명하다. 홍건적에게 쫓긴 공민왕이 이 절에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비는 제를 올렸고, 그래서 절 이름을 ‘영국사(寧國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나라를 안녕케 한 절. 절집 앞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다. 공민왕 이야기와 함께 영국사를 유명하게 하는 은행나무다. 나이가 대략 1300년 정도라고 한다. 영국사는 양산팔경의 제1경.

 

오늘, 지칠 줄 모르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찾은 산이 천태산이다. 바위는 많지만 물이 흔하지는 못한 것 같다. 계곡마다 위에는 거의 말라 있고, 아래쪽에 흐르는 물의 양도 많지 않다. 원래 용추폭포라고 불렸었다는 삼단폭포에도 이름에 걸맞지 못한 양의 물이 떨어지고 있다. 하긴 가뭄이 꽤 오래도록 이어지고는 있지. 그래도 고마운 것은, 망태봉을 넘어서 내려오는 길에 한번 ‘풍덩’한 것. 꽤 많은 꼬리표가 달려 있는 걸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인 것은 분명한데, 지독한 더위 탓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나 홀로다. 망태봉 바로 아래, 사람 길도 바윗길 물길도 바윗길인 곳. 넘치지는 않지만 한 몸 담그기에는 충분한 물. 잽싸게 벗고 잽싸게 풍덩! 아! 시원한 이 맛! 오늘의 덤은 이거다. 2012년 8월 2일.

 

* 영국사 주차장-삼신할멈바위-삼단폭포-영국사-천채산 정상[715]-남고개-영국사-망태봉-주차장

 

 

 

 

 

 

 

 

 

 

 

 

 

* 천태산 영국사 은행나무: 높이 31m, 둘레는 11m, 나이 1300년 추정. 2m 높이에서 가지가 갈라졌으며, 동서 방향으로 25m, 남북 방향으로 22m정도. 서쪽 가지 중 하나가 밑으로 자라서 끝이 땅에 닿았고, 여기서 자라난 새로운 나뭇가지 높이가 5m 이상, 지름이 0.2m가 넘는다. 국가의 큰 난리가 있을 때 소리를 내어 운다고 함. 해거리로 은행이 많이 열린다고 함. 천연기념물 제 2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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