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하게[제왕산-오봉산]
2020. 1. 5. 22:08ㆍ강원
2020년 1월 5일 토요일. 대관령을 넘어 동해 바다를 만나다.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능경봉 쪽으로, 제왕산(840)을 넘고, 오봉산 너머 오봉서원이 있는오봉리까지. 그리고 주문진 바닷가로 옮겨 생선회에 소주 한잔.
대한이 놀러 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소한이 내일인데, 지금 날씨는 깔축없는 봄볕이다. 첫걸음 길바닥에 잠깐 미끄러운 얼음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기대했던 눈길은 흔적도 없고, 포근한 햇볕이 따사롭다. 해마다 이맘때 눈 산행으로 이름난, 저 건너 선자령에도 하얀 눈은 보이질 않는다. 때 아니게 완연한 봄볕이다. 어제 충주에서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도 지금 여기에선 보이지 않고, 하늘은 선명하게 푸르다. 잔뜩 웅크렸던 겨울 가슴이, 맑게 퍼지는 햇실 아래서 저도 모르게 편안하게 펴지다. 세상 급할 것 없는 느긋한 걸음.
도보사랑 새해 첫 산행은 이렇게 산뜻하게. 세속을 잊고 마냥 웃었다. 좋다. 충주 산과산 버스에 자리를 얻었다. 대관령-제왕산-만종봉-오봉산-오봉리-(주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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