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29. 20:49ㆍ충청
음성군 감곡면 복상골. 복숭아라는 말보다 복상이라는 말을 주로 쓰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십 리 남짓 산속으로 파고들어 간 골짜기에 복숭아나무가 가득하다. 길가에도 산비탈에도 온통 복숭아밭이고, 나무마다 가지마다 잎새 사이사이에 작고 푸른 열매들이 동글동글하다. 벌써 달콤한 향내가 풍기는 듯하다. 머지않아 그 내음이 이 골짜기를 가득 메울 것이다. 안녕하세요? 밭에서 나오시는 어르신께 인사를 여쭙는다. 아니, 여기뿐 아니라 골짜기마다 다 복숭아지. 아, 그렇구나. 맛 좋기로 이름난 감곡 햇사레 복숭아. 대단하다, 대단해.


2026년 5월 29일 금요일. 복상골 입구에서 가까운 곳, 오궁리 백연공원에 자동차를 세우다. 십 리 남짓 복상골을 걷고, 그만큼 되는 원통산 임도를 걷다.

복상골은 원통산 북쪽에 있다. 골짜기 위쪽에 명품숲이 있고, 임도가 있다.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명품숲엔 자작나무, 낙엽송, 백합나무, 잣나무 등 10여 종의 침엽수와 활엽수가 자라고 있으며, 복상골 끄트머리에서부터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오는 임도가 닦여 있다.
명품숲이라. 1970년대부터 '산림녹화 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산림을 되살리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했다. 땔감도 나무가 아닌 것들로 바뀌었다. 이제는 전국 어디를 가나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국토 녹화 50주년'이 되는 2023년, 산림청에서 '100대 명품숲'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대한민국의 '산림녹화 기록물'은, 2025년 4월에,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엄청난 복숭아밭을 보았고, 명품숲을 보았고, 기분 좋게 땀을 흘렸다. 복상골 조붓한 길가에 예쁜 꽃들이 눈부시다. 황금처럼 노랗게 빛나는 금계국, 구절초처럼 새하얗게 빛나는 데이지, 선홍빛 진한 꽃양귀비 등, 티 하나 없이 맑고 고운 꽃잎들이여. 고운 꽃을 가꾸는 마음들이여. 그런 마음으로 명품 복숭아를 가꾸는 손길들이여. 명풒에 기울인 꾸주한 정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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