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길[합천 해인사 소리길]
狂奔疊石吼重巒 人語難分咫尺間 常恐是非聲到耳 故敎流水盡籠山 - 崔致遠 미친 듯 달리면서 바윗돌에 부딪혀 산을 울리니 지척에서 하는 말도 알아들을 수 없으리 혹시라도 아귀다툼 소리 들려 올까 봐 흐르는 물소리로 산을 감싸는가. 대강, 이렇게 새기면 되겠다. 최치원이 세속을 벗어나 가야산으로 들어설 때, 홍류동 물가 바위에 앉아 읊었다고 한다. 당시 어수선한 시국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인가. 그를 산으로 들어가게 한 것은 어떤 소리였을까. 산에서 그가 즐긴 소리는 어떤 것이었을까. 인간 세상에서 나는 소리 중 대표적인 게 정치권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닐까. 대놓고 악다구니를 주고받는 요즘 한국 정치권은 어떠한가. 산속에 파묻히면 그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으려나. 아니, 아직도 그런 소리들에 연연하는가. 그냥 걷자...
2023.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