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과 복어 회[노인봉]
2008. 2. 27. 10:58ㆍ강원
2월 3일 강원도 노인봉에 올랐다.
노인봉은 크게 보아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한 봉우리이다.
국립공원 오대산은 진고개를 사이에 두고
오대산지구와 소금강지구로 나누어진다.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진고개는 또한 강릉시와 평찬군의 경계가 된다.
비로봉(1,563.4m)을 주봉으로
호령봉(1,561m), 상왕봉(1,491m), 두로봉(1,421.9m), 동대산(1,433.5m) 등 다섯 봉우리를 오대산이라 하고,
해발 1338 미터인 노인봉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낙영폭포, 만물상, 구룡폭포, 무릉계로 이어지는데 이를 청학동소금강(靑鶴洞小金剛) ― 보통 소금강이라고 부른다.
진고개 휴게소에서부터 눈이 많이 쌓여 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길이 난 눈구덩이를 헤치면서 노인봉으로 간다.
엄청난 눈길을 실컷 즐기면서 걷는다.
다져진 외길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면 무릎까지, 허벅지까지 마구 빠진다.
어떤 이는 허리까지 묻히면서 껄껄 웃는다.
사방에 눈 덮인 산이 좌~악 펼쳐지는 노인봉 정상.
한참 동안 두리번거리며 좋아 어쩔 줄 모른다.
노인봉에서 소금강으로 가는 길이 눈 때문에 막혔다는 걸 굳이 아쉽다고 해야 할까?
네댓 시간, 온 몸과 마음을 하얀 눈에 버무리고 나서 주문진으로 간다.
오늘은 복어 회.
어쩌면 이걸 더 바랐는지도 모른다.
어시장에서 복어를 사 가지고 식당으로 간다.
말 그대로 시장바닥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유랑 최랑 신랑 임랑 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