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6. 23:05ㆍ충청
흰 구름이라도 될까 하고.
흥업면 서곡리에서 백운산휴양림 임도를 돌아 백운면 운학리 차도리까지 걷는다.
삼십 리 눈 길, 그리고 송어를 찾아 헤매던 백운산의 품.
산속에서 땀을 흘린다고 세상을 등질 수 있으랴?
그래, 실컷 떠들어 보자, 세상을.
어떤 세상이냐.
헷갈리는 세상,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이어야 하는가 하는 세상, 헷갈리는 세상.
겉으로는 대한민국, 코라아, 한국사람, 코리안.
실제로는 어떤 ‥‥‥?
세계화 시대이니 미국을 세계의 중심에 두고 미국을 위해 충심을 다해야 하는 세상?
그런 이치를 모르거나 외면하면 국민이 아닌 폭도가 되는 세상인가?
대통령의 뜻을 잘 헤아려 사슴을 말이라고 하고, 그 뜻을 거스르면 폭력배요 빨갱이?
그래야만 하는 세상인가?
‥‥‥.
‘조ㆍ중ㆍ동’이 지어내는 언론.
검찰, 경찰, 법원이 시녀로서 춤추는 무대.
그들이 어지러이 떠벌이는 말에 휘둘려 열광하던 사람들이 두 눈을 껌벅이는 세상에.
‘촛불’은 ‘사탄’의 발악인가?
‘하나님’의 화신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 예수님의 시련을 겪고 있는 건가?
‘하나님에게 봉헌된 대한민국’이 걷는 ‘예수님의 가시밭길’인가?
‥‥‥.
염천에 숲 속을 헤매는 몸통아리까지도 언젠가는 촛불이 되어야만 하는가?
백운산 자락을 한가로이 걸으면서 마구 웃어본다.
‘이명박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 일단 먹고 보자, 잡고 보자, 눌러보자는 사람들.
그러면 제풀에 잦아들고 스러지는 게 어리석은 백성들이다?
‥‥‥.
시원한 숲 그늘 속에서, 뜨거운 햇볕을 희롱하면서 걷는다.
막걸리도 마셔보고, 계곡을 흘러내리는 물속에 온몸을 담그기도 한다.
차도리에서, 서울 사람들이 차려놓은 막걸리와 삼겹살을 얻어먹으며 마구 웃는다.
운학송어장에서 그 송어를 비비며 마구 웃는다.
마구, 마구 웃으면서 집으로 들어온다.
또 다시, ‘이풍 진 세상’인가?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
(200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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