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3. 09:31ㆍ충청
월악산 종주.
월악대교-통나무집-보덕암-하봉-중봉-영봉-960봉-버섯능선-만수봉 귀때기-마골치-포암산-하늘재-미륵리.
2008.07.12.
유, 최, 이, 최, 이.
문화동 럭키아파트 앞에서 06:24 덕산행 시내버스를 탔다.
07:15 월악대교 앞에서 내렸다.
대교를 건너 송계 쪽으로 가다가 통나무집 옆에서 산으로 들어간다.
보덕굴에서 조망을 즐기고 보덕암에서 약수를 받아 마셨다.
한 보살님이 부르더니 참외와 토마토를 봉지에 담아주면서 가다가 먹으란다.
고맙습니다.
걸어가면서, 최랑이 우스갯소리를 한다.
어느 절 주지스님 다비식에서 나오지 않던 사리가 어느 보살님에게서 나왔더라는.
하 하 하.
장마철 가뭄으로 물이 팍 줄은 충주호를 내려다본다.
그래도 산과 호수의 어울림은 더없이 아름답다.
길이 있어 걷는다, 산이 있어 오른다는 말에는 더 이상 생기가 없다.
산 위에서 여염을 내려다보면서 구태여 속을 벗겠노라 말할 일이 있으랴?
눈에 보이고, 머릿속에 찾아오는 풍경을 굳이 외면할 일이 있으랴?
떠가는 구름, 흐르는 물, 복작이는 사람들, 그리고 산과 들.
그저 그렇게 바라보면서 걷는다.
그저 그렇게 떠들고, 웃으면서 걷는다.
솔나리, 중나리, 꼬리진달래, 바위채송화, 까치수영, ‥‥‥.
햇볕과 바람과 비, 어둠과 이슬과 ‥‥‥.
그 어떤 것도 다 받아내면서 담담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을 본다.
장마철 가뭄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얘기도 한다.
오늘따라 우비를 놓고 왔다는 말도 한다.
그래도 비가 오면 좋겠다는 얘기도 한다.
달게 맞겠다고, 단비를 넘어 꿀비가 될 것이라는 말도 한다.
버섯능선은 역시 험한 길.
밧줄 덕에 올라가고, 유랑이 가져온 자일 덕에 걸음을 이어간다.
다리가 아프기도, 땀이 비 오듯 하기도, 배가 고프기도 하다.
더운 날씨이기에 바람은 더욱 시원한 것이고.
참으로 오랜만에 열 시간 넘는 산행, 이 맛을 어이 말로 하랴!
‥‥‥.
마지막, 포암산 오르막에선 오로지 타박타박, 조용조용하다.
아! 비님이 오신다.
포암산 마루에서 숨을 고르고 하늘재를 향하여 걸음을 떼는데 드디어 비님이 오신다.
즐거이, 기꺼이 맞는다, 꿀비를.
하늘재를 지나고, 미륵리 송어장까지 기분 좋게 맞으며 걷는다.
(200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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