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의 아들, 이백의 술[선자령]

2009. 2. 2. 00:20강원

대관령 휴게소에서 선자령으로.

선녀가 아들을 데리고 와서 놀다갔다는 곳.

길과 숲과 나무가 온통 하얀 눈이다.

아 ~ !

 

 

땅에도,

나무에도,

눈,

눈,

눈,

‥‥‥.

 

마음껏 놀라라.

마음껏 즐겨라.

마음껏 누려라.

아~ !

‥‥‥.

 

 

아무도

어떤 말로도

어떤 그림으로도

어떤 무엇으로도

옮겨 전하지 못할

‥‥‥.

 

 

 

선자령, 풍력 발전기 아래서 점심.

반주도 몇 잔.

 

 

의야지로 내려가는 길.

연이어 푹푹 빠지는 눈길.

오줌이 마려워 길에서 좀 벗어나니 허벅지까지 빠진다.

재크를 내리고 끄집어내니, 그 끝이 눈에 달락 말락.

겁게 쌓인 눈이 아무 저항 없이 좍 뚫린다.

하얀 기운이 끝을 타고 전해진다.

안팎으로 시~원하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눈 세상.

열심히 눌러댔지만 얼마나 담겼을까.

 

 

의야지 마을에서 잠깐.

호구조사(?)라고 할 것까지야.

옛 창고를 재활용한 것 같은 곳.

주인장 수염이 예사롭지 않은 곳.

벼름빡에 먹글씨가 줄줄이 이어진다.

새겨보니, [이태백의 권주가]로다.

 

 

하늘이 만일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어찌 하늘에 주성[(酒聖]이 있으며

땅이 또한 술을 즐기지 않는다면

어찌 주천[酒泉]이 있으리오.

하늘과 땅이 이미 술을 사랑하였으니

술 좋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맑은 술은 이미 성인에 비하였고,

막걸리는 현인에 비하였도다.

성인도 현인도 이미 술을 마시었거늘

어찌 신선이 되기만을 바라랴.

석 잔에 도가 통하고

한 말 술로 자연에 이르니

이렇게 취하여 얻는 즐거움을

술 모르는 이에게 말하지 마라.

 

 

天若不愛酒 酒星不在天

地若不愛酒 地應無酒泉

天地旣愛酒 愛酒不愧淺

己聞淸比聖 復道濁如賢

賢聖旣已飮 何必求神仙

三盃通大道 一斗合自然

但得醉中趣 勿爲醒者傳

- 獨酌 / 李白

 

* 2009.02.01. 유병귀 최광옥 임성규 이호태
* 08:00 충주[산과산 산악회 버스] - 10:30 대관령휴게소 - 선자령 - 15:30 의야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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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자령 (1,157미터)

 

-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삼정평과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사이에 있는 고개.

- 대관령 길이 나기 전에 영동과 영서를 이어주던 고개

-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놀다 갔다고 해서 선자령(仙子領))

- 백두대간에서 곤신봉과 대관령 사이.

- 다른 이름 : 대관산, 보현산, 만월산[보현사에서 보면 떠오르는 달과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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