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올산]
2009. 6. 14. 21:09ㆍ충청
이른 아침에 숲을 때리는 빗소리가 좋다.
푸른 빗물이 가슴으로 스며들더니 이내 벗어지는 날씨.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 우거진 숲, 그윽한 길.
2009.06.14. 단양군 올산 마을에서 올산(兀山)에 오른다.
대미산, 황장산을 거친 다음 저수재로 뻗어가는 백두대간이 건너다보이고,
사방에 솟아 있는 황정산, 도락산, 문수봉, 용두산, 도솔봉, 형제봉 ‥‥‥.
좌~악 펼쳐지는 짙푸른 숲 그리고 훤한 하늘과 흰 구름.
불쑥 불쑥 길을 막는 커다란 바윗덩어리들.
바윗덩이에 뿌리를 박고 서있는 소나무들.
오랜만에 흘리는 비지땀을 훔쳐가는 푸른 바람.
활처럼 휘어진 긴 능선을 한 바퀴 돌았다.
미노리 마을로 내려오다가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얼굴을 씻는다.
개운한 기분으로 신발 끈을 매는데 또다시 비가 뿌린다.
아~!
이 무슨 복인가?
산에 오르기 전에 잠깐, 내려와서 또.
이번엔 좀 길게, 제법 내린다.
우산에 듣는 빗소리를 싫도록 즐긴다.
한 시간 남짓 고갯길 굽이굽이를 호젓이 돌아올라 아침에 떠났던 그 자리.
막 돼먹은 사람들이 판을 치는 소리에 찌든 가슴을 이렇게 씻고 간다.
* 단양군 대강면 올산 마을 - 올산 - 우거진 숲길/가끔 바윗길 - 미노리 - 올산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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