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이 나들이 하던 곳[양주시민달리기대회]

2011. 6. 13. 23:38마라톤

2011.06.12.(일) 맑음

양주시민건강달리기대회.

5Km, 10Km, 하프코스[21.0975Km] 중 하프코스에 참가.

 

 

지난 5월 12일 진안마이산마라톤대회 때처럼 번호표와 기념품을 현장에서 배부하는 걸 보면서 마라톤대회 운영의 어떤 변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운동장도 공원도 아닌 시청 앞마당에서 출발한다는 것. 한눈에 보기에도 참가 인원이 얼마 안 되는데다가 군인들이 많다는 것. 이름 그대로, 마을 축제인 ‘시민달리기대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 초등학교 천막도 두어 개가 보인다. 시청 앞마당이 공연장 모습으로 꾸며져 있는 것은 분명 별산대놀이의 고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 그런지 도우미들이나 개회식 무대에 올라서는 임원들, 시장, 시의원, 국회의원 등 내빈들의 모습이 모두 ‘임꺽정’을 읽을 때 떠올리던 사람들처럼 보인다. 더 생각해 보니 영남, 호남, 충남, 강원 등지에서 달릴 때마다 사람들의 모습에서 어떤 특징을 보았던 것 같다. 산천과 기후의 영향이겠지.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오랜 세월 쌓여 눈앞에 나타나듯이. 더 오랜 세월 동안 달라진 모습이 서양사람, 동양사람, 흑인, 백인 등등일 거야.

 

좀 일찍 도착하여 시청 건물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느긋한 여유. ‘하프코스 정도는 어느 때고 달릴 수 있다’는 건방진 거드름인 셈이지만 준비가 부족한 몸은 부담이 될 수밖에. 10Km가 지나서야 몸이 풀리는 듯하다. 양주, 별산대놀이가 이어지고 있는 고장이라는 아련한 기억, 홍명희의 ‘임꺽정’이 놀이패와 어울리는 어슴푸레한 모습을 속으로 되뇌며 달리는 주변 풍경은 거의가 산과 골짜기. ‘임꺽정’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산과 골과 마을인가? 그러고 보니 스피드칩이 없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가 그렇다. 그럼 출발 지점 바닥에 매트는 왜 깔아 놓았는지 재미있는 웃음이 인다. 반환점에서 팔뚝에 찍어 주는 푸른 색 도장을 거푸 들여다보면서 초등학교 때 운동회를 떠올린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선두를 만나면서부터 하프코스 참가자를 헤아려 보니 대략 80여 명 정도.

 

 

한여름 못지않은 날씨. 두부와 김치와 오이와 막걸리를 받아 나무 그늘 아래서 느긋한 한 때. 수도권이라지만 소박한 풍경. 뻐근하다고 하기엔 좀 그렇고, ‥‥‥‥. 적어도 하프 이상을 달리고 나서야만 느낄 수 있는 이 느낌.

 

 

* 양주별산대놀이:

서울·경기지방에서 즐겼던 산대도감극(山臺都監劇)의 하나인 민중놀이. 춤, 무언극, 덕담, 익살. 약 200년 전부터 사월초파일, 단오, 추석 등 크고 작은 명절, 기우제 행사 때에 공연. 양주고을 사람들이 한양의 ‘사직골 딱딱이패’를 초청하여 놀다가, 그들이 약속을 어기는 일이 많아지자 직접 탈을 만들어 놀기 시작한데서 유래.

 

 

* 산대도감극 :

한국 전래 가면무용의 주류. 특징은, ① 얼굴에 가면(假面 : 탈)을 쓴다. ② 연희자(演戱者) 전원이 남자 ③ 춤에 노래와 대사가 곁들여진 종합예술 ④ 파계승(破戒僧)에 대한 풍자, 양반계급에 대한 모욕, 남녀 간의 갈등, 서민생활의 궁핍 폭로 등. ⑤ 독립된 과장(科場)[대개 4~8과장 또는 12과장으로 진행] [⑥ 사회성 등. 공연 시기는, 정월 보름 또는 오월 단오/ 보통 밤 10시경에 시작되어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 ㉠ 중부형(中部型), ㉡ 경남형(慶南型), ㉢해서형(海西型), ㉣ 기타 지역으로 구별되며, 탈의 모양이나 내용도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