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산 내 고향
2015. 4. 4. 15:09ㆍ충청
2015년 4월 4일 토요일
서울에서 동생들이 내려오는 동안 앞산등성이를 한 바퀴 돈다.
집 앞에 개울이 있고 개울 건너가 앞산이다.
어릴 적 알밤을 줍던 밤나무 자리를 지나 산등성이로 길을 잡는다.
도토리도 줍고 버섯도 따고 고주박도 캐던 추억이 곳곳에 묻어 있는 산.
헉헉거리며 땀을 훔치며 산 아래 마을을 바라본다.
이 산골짝 마을길에 아스팔트가 깔릴 줄을 누가 알았을까.
작은 산 이쪽저쪽 골짜기마다 이름이 있었다.
참나무골 풍무골 덕지골 지당골 온수골....
마을에서 얼마 안 되는 거리지만 꽁꽁 산속마다 별천지다.
지당골 골짜기에 조립식 창고가 보인다.
밭일을 하는 사람은 인천 사람이다.
장뇌삼을 심어놓고 철선으로 경계를 표시했다.
골짜기에 흐르는 물에도 봄빛이 가득하다.
도룡용 알이 떠 있고 개구리 알이 새끼맣게 엉겨있다.
발매를 하고 어린 밤나무를 심어 놓은 산비알을 기어오른다.
구부러지는 산등성이에 우뚝우뚝 솟은 봉우리가 있고
봉우리마다 한두 가닥 새로운 등성이를 거느린다.
등성이 남쪽은 괴산군 불정면이고 감물면이고 장연면이다.
산 밑을 흐르는 물은 수주팔봉을 휘돌아 탄금대에서 남한강에 섞이는 달천.
또 한 봉우리에서 목도고개로 떨어지는 줄기를 잡아 내려선다.
집 앞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앞산등성이를 이렇게 한 바퀴 돈다.
내가 이렇게 깡촌놈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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