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2017. 7. 25. 08:30부탄

 

 

험하디 험한 히말라야 산자락 여기저기에

아득한 옛날부터 깃을 튼 사람들이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이룩한 작은 왕국

부탄에서 4박5일을 머물다 간다

지구촌 마지막 샹그릴라라는 부탄에도

외래 문명이 스며들면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을 보았다

수도 팀푸의 건축 공사 열풍이 그것이다

거기에 맞서

전통적인 순박함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았다

사원에서 일상에서

마니차를 돌리고 주문을 외고 기도를 하고

자동차 도로 갓길로 오체투지 고행을 하면서

신의 가르침을 따르는 순박한 영혼들을 보았다

영혼들의 깨끗함과 한가로운 평화를 지키려는

국왕과 국민들의 노력에 대하여 들었다

성지순례 이름으로 몰려드는 발걸음들을 보았고

내가 그런 발걸음에 파묻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성지란 무엇이고

성스러움이란 무엇인가

선한 본성이 악으로 오염되기 이전의 상태

악의 전염으로부터 선을 지키려는 의지와 노력

그런 순박함이 성스러움이고

그런 성스러움이 아직 살아있는 곳이 성지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부탄은 아직 성지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종과 사원에 전하는 전설들과

전설을 믿는 영혼들의 몸짓들을 듣고 보았다

산골 작은 왕국 부탄은

순박한 영혼들의 성스러운 삶이

바깥 세상으로부터 오는 문명에 오염될까 두려운지

외국인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입국 항로에서부터 국내 체제 일정 모두를

숙박과 음식과 교통과 길 안내 모두를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나는 한국사람 열아홉 명에 영어가이드 하나와

서툰 한국말을 하는 외무부 공무원 하나와 함께

작은 버스 하나를 타고 다녔으며

잠시 후 이 작은 산골 왕국을 떠난다

왕국에는 비행장이 단 하나 있다

험한 산골 조붓하고 긴 평지에 활주로 하나 겨우 가진

파로국제공항이다

파로국제공항에 들어올 수 있는 외국 공항은

인도에 둘 네팔과 태국과 방글라데시에 각 하나씩.

나는 태국 스와나폼공항에서

부탄 두룩 항공 작은 비행기로 갈아타고 왔고

같은 길을 되짚어 돌아갈 것이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샹그릴라 부탄

그런 인상을 가지고 떠난다

샹그릴라가 오염되는 것을 막으려는

왕국의 노력에 보람이 있기를 기원한다.

순박한 영혼들의 삶에서 풍기는 성스러움이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자 이제 떠날 준비를 하자

2017년 7월 25일 새벽에

파로국제공항이 내려다보이는 산기슭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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