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씨버선길

 

2017년 10월 7일 청송군 주왕산을 넘었고

주말과 휴일 틈틈이

영양군과 봉화군을 거쳐 강원도 영월로 이어지는

외씨버선길 240Km를 걸어

2018년 6월 24일 영월읍 관풍헌 앞에 서다

 

주왕산 기이한 바위와 폭포들 일월산과 대티골

청송 용전천 영양 반변천 봉화 내성천과 현동천

영월 옥동천 그리고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남한강

일월재 막지고개 멧재 주실령 박달령 늦은목이

달기약수탕 오전약수탕 보부상들이 걷던 산길

청정 오지 청정 작물과 험한 산속 외딴집들

서벽리 백두대간수목원과 춘양목군락지

햇빛도 겨우 비집고 들어오는 빽빽한 숲 속에서

하염없이 오르내리는 마루금길

대야산성과 태화산 기슭 화전민 터 동지모둑

청송 영양 춘양 산골 장터와 녹슨 옛길 이정표

두들마을 덕천마을 주실마을 우련전 거포사과마을

망미정 운봉관 찬경루 벽절정 송소고택

영양향교 춘양 권진사댁과 만산고택 영월 관풍헌

김주영문학관 장계향디미방 감천마을 오일도

조지훈문학관 김삿갓문학관과 김삿갓묘

그리고 단종의 생애

 

아름다운 산천의 멋에 흠뻑 취하고

꽁꽁 산골 오지에서 옛날의 흔적을 더듬고

옛 사람들의 발자취에 인간 세상을 가늠하고

하염없는 발걸음에 이승을 얹어 보다

 

단풍이 곱던 때에 첫걸음을 떼었고

낙엽이 지고 땅이 얼었다 녹고

한 바탕 꽃잔치가 지나가고

사방 천지 연둣빛이 짙푸르게 변하고

한낮 뜨거운 햇볕이 푸른 바람에 일렁이는 때에

장맛비보다 두어발 앞서 관풍헌에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