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0. 21:57ㆍ경상
2019년 11월 9일. 불알친구 윤수와 함께 나선 1박2일. 어디로 갈까. 간월재 억새를 보고 싶은데. 그래, 일단 가자. 어디를 가나 단풍 바람, 부는 바람에 몸을 맡겨 보자. 울산, 밀양, 청도. 영남알프스라고들 부르는 곳. 능동산, 재약산, 천황산, 간월산, 신불산, 가지산 등등, 어디를 보나 고운 빛으로 타오르고 있다. 배내골 사슴목장에서 간월재까지 왕복 30리쯤, 돌고 도는 편안한 산길에서, 더없이 편안한 발걸음에 편안하고 느긋한 몸과 마음을 얹어 보다. 밀양 시청 뒤에 방을 얻다. 밀양에 와 있는 창기에게 전화. 하필이면? ㅎㅎ. 몇 시간 전 부상으로 입원했다는 녀석 병문안. 이튿날, 영남루 둘레 산책-위양못 둘레길-청도 운문사-청도읍성과 청도 석빙고. 영남루, 아랑각 전설, 박시춘 생가, 사명대사 유적. 작지만, 정말로 아름다운 위양못 둘레 한 바퀴. 그리고, 나라 안에서 가장 크다는 비구니 사찰 운문사. 그럴듯하게 복원된 청도읍성과 뼈대를 드러낸 채 손을 맞는 창녕 석빙고. 아름다운 영남알프스, 아름다운 밀양, 아름다운 청도. 험한 산악 새새틈틈 자리를 잡고 무상한 세월을 살고 있는 고을들과 마을들이 저렇게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허물없이 어울려서, 허물없이 웃어 보다.
- 운문사: 신라 진흥왕 때(560) 창건한 절을 고려말에 고쳐 지을 때, 까치떼의 도움을 받은 까닭으로 작갑사(鵲岬寺)라고 했었고, 후삼국을 통일한 왕건이 '운문선사' 사액 후 운문사라고 하였다. 신라 화랑의 세속오계를 지은 원광법사와 삼국유사를 편찬한 고려 승려 일연이 오랫동안 머물렀다. 보물 7점을 비롯하여 많은 유적과 유물을 가진 유서 깊은 사찰로 국내 최대의 비구니 교육기관이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가 유명하다. 지금, 소나무 옆에선 건축 공사가 한창이고, 불이문 안쪽에선 일반인 출입을 막고, 스님들 수도 정진 중.
- 청도읍성: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에 있는 조선시대 읍성. 일제강점기 때, 신작로를 내면서 성문과 성벽을 허물었고, 버려진 성돌들은 저수지 제방 축조에 사용되었으며, 2006년부터 복원 공사. 경상북도 기념물 제103호. 청도 석빙고는 보물 제323호.
- 위양못(위양지):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통일신라-고려 무렵 축조된 것으로 추정. 1634년에 다시 쌓았고, 현대에 또 손을 봤다고 함. 아름드리 왕버들, 소나무 등 제멋대로 폼을 잡는 나무들과 단풍 빛. 물 위에 떠다니는 물오리와 물가 작은 섬 숲에 싸인 정자와 산 그림자를 적시는 물빛. 작은 저수지 풍광이 일품이다. 위양, 양민을 위한다는 말처럼 농사를 위한 못이었지만, 이웃에 현대식 저수지가 들어선 지금은 아름다운 경치로 한 몫. 오늘도 사진기를 든 사람들로 북적인다. 봄에는 저기 저 이팝나무가 꽃을 피워 한 멋 거든다고. 밀양8경 중 하나.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1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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