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21. 19:50ㆍ충청
하룻밤 자고 나면 형님네 볏가리가 높아지고
하룻밤 자고 나면 아우네 볏가리가 높아지고
의좋은 형제의 고장, 예산. 예당평야 너른 들판 한쪽에 작은 산이 발달하였고, 고을이 깃을 틀었다. 산은 바람을 막아 주고, 외적의 침입에 대비할 근거가 되었다.
2019년 12월 21일 토요일. 예산의 진산이라는 금오산을 찾다. 예산 향교-안락산 갈림길-토성산-관모산-금오산-문화회관-향교. 산 아래 향교와 문화회관은 좁은 골짜기 양옆에 자리잡고 있어 말 그대로 지척이다. 아니, 거기가 거기다.
두어 시간쯤 되는 거리에서 정상 표지석 셋을 보다. 토성산 정상, 관모산 정상, 금오산 정상. 토성산이 406.2 m로 가장 높고, 금오산이 233.9m로 가장 낮다. 관모산은 390.5m. 좀 어색한 느낌을 받다. 진산으로 삼은 금오산에 있는 토성봉, 관모봉 하면 어떨까 하는 건방진 생각을 잠깐 하다가 실없이 웃어 보다. 토성이 있었고, 갓처럼 생겼다는 이야기가 있다.
산에 오르기 전에 얼핏 생각했던 마음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주 훌륭한 산길에 흡족한 마음. 편안한 산책을 즐기는 기분. 산 기운에 젖고, 포근한 겨울 날씨에 기분 좋을 만큼 땀을 흘리다. 예산읍내를 내려다보고, 주변 들판을 둘러보고, 죽죽 뻗은 도로를 내달리는 자동차 행렬을 보다.
전철 연장으로 수도권에 편입된 듯한 천안, 아산이 이웃이고, 내륙 사람들이 서해 바다로 가는 길목인 데다 충남도청이 가까이 왔고, 세종특별시가 멀지 않다. 도로가 넓어지고, 건물이 늘어나고, 도로에 자동차가 물결을 이룬다. 눈에 띄게 변하는 걸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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