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8. 22:27ㆍ충청
2023년 3월 7일 수요일. 논산시 노성면 애향공원에서 노성산으로 들어서다. 두어 구비 돌아 올라 돌로 쌓은 성벽을 만나다. 노성산성이다.
노성산성: 노성산(348) 봉우리를 삼태기 모양으로 에워싼 테뫼식 산성이다. 백제 때 쌓은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된 토기와 기와 조각은 백제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의 것들로 다양하다고 한다.
산성에 올라서자마자 절집처럼 보이는 건축물을 만나다. 금강대도 노성본원이다. 문이 잠긴 채 조용하다. 잠깐 서성이며, 기웃거리며, 두리번거리다가 걸음을 떼다.
금강대도 노성본원: 금강대도는, 1874년에, 유불선 삼도의 진리를 하나로 통합하여 대동세계를 꿈꾸며 생겨난 종교이다. 금강산을 중심으로 포교하였었고, 노성본원은 1965년에 창건, 2002년에 중건되었다.
발굴 작업이 막 끝난 것처럼 보이는 서문지를 지나고, 정자가 서 있는 산마루에 오르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사방이 훤하다. 평지에 솟은 요충지였기에 성을 쌓았고, 봉수대를 두었었겠지.
저 건너 저기, 계룡산이 지척이다. 단정한 것도 같고, 뭔가 꿈틀거리는 것도 같다. 어떤 기운을 품고 있는 건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자꾸만 더듬어 바라보다. 쑥떡 한 쪽 입에 넣고, 훤한 사방을 다시한번 둘러보고, 궐리사 쪽 산줄기를 잡아 내려오다.
궐리사: 공자의 영정을 모신 사당. 공자가 나서 자란 마을 이름이 궐리촌이란다. 귈리사는 강릉과 제천에도 있었고, 지금은 오산과 이곳, 노성, 두 곳에만 남아 있다고 한다. 사당 옆에, 闕里라는 글자가 새겨진 귈리탑이 서 있고, 공자의 입상이 있다.
공자의 학문과 사상에 대하여 함부로 이러니저러니 가볍게 말할 수가 있으랴. 더구나 문외한의 처지에서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유학, 조선의 유학자들이 못마땅하게 여겨지는 때가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선인들의 훌륭한 삶을 우러르는 마음과는 별개다.
궐리사에서 두어 걸음 거리에, 명재 윤증의 고택과 노성향교가 이웃해 있다. 옛이야기들에는 나름대로 의미와 재미가 있을 것이로되, 나뭇잎 푸르고, 꽃잎이 바람에 나부낄 무렵, 연못 딸린 고택의 풍경을 헤아리며 가슴이 설레는 것은 또 무엇인가. 설레는 가슴을 다독이며 처음 그 자리로 가다.
노성 애향공원-노성산성/금강대도 노성분원-산마루-옥리봉-궐리사-명재고택/노성항교-애향공원. 5.95Km.
논산 화지시장 소머리국밥 한 그릇에 배와 입이 흐믓하다. 돌아오는 길에 갑사를 찾아 한 바퀴 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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