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8. 15:33ㆍ경상
가야산 해인사 산내 암자는 모두 열여섯이다. 이 중, '본절'이라고도 하고, '큰절'이라고도 부르는 해인사에서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크게 보아 이웃으로 볼 수도 있는 열두 곳을 다녀 보기로 한다. 나머지 넷(청량사, 길상암, 고불암, 고운암)은 거리도 좀 있고, 이미 다녀온 곳들이기에 이번엔 생략하기로 한다.
2023년 7월 28일 금요일. 이른 아침에, 해인사 일주문에서 가장 가까운 금선암에서 출발한다.
금선암-원당암-홍제암-용탑선원-(해인사 일주문)-백련암-희랑대-지족암-국일암-약수암-금강굴-보현암-삼선암-금선암. 7.82Km.
가파르고 좁은 산길이 모두 포장도로인 것은, 깊은 산속까지 자동차를 이용하기 위해서이리라. 나보고 운전을 하라고 하면, 선뜻 나서기가 어려울 곳이 많다.
아주 가파르게 굽이치는 길에서 헉헉거리면서도 시원한 그늘과 맑은 공기에 그저 좋다, 좋다, 하면서 걷는다.
암자마다 주변 경관이 빼어나고, 명당이라는 느낌이 든다. 건축물과 소나무 등 거목들이 내뿜는 멋, 눈길을 끄는 기암괴석, 우거진 숲의 그윽한 분위기, 좁은 하늘 아래로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풍경. 걸음마다 쉴 적마다 감탄, 감탄이다. 자주 카메라를 겨누어 보지만, 제대로 담아낼 수가 없다. 부질없는 욕심이리라.
자, 그만하고, 들른 순서대로 간단하게 소개해 보자.
금선암: 1945년에 창건된 비구니 스님 수도처이다. 산내 암자 중, 해인사 일주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법당에서 한 계단 아래에 요사채가 있고, 좁은 마당 가에 계곡 물길에 바짝 붙은 객사가 있다. 객실에 앉으면 24시간 물소리가 요란하다. 깊은 산속 물가인지라 한여름 날씨가 초가을처럼 선선하다. 2023년 여름에 충주 이호태가 보름 동안 머무르다.
원당암: 신라 왕실의 원찰이었고, 해인사 창건을 위한 작업장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요즘 말로 현장 사무실이었던 셈이다. '본절'인 해인사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암자라는 얘기다. 보물 제518호인 점판석 다층석탑이 있다. 가야산 정상이 바라다보인다. 저게 칠불봉이고, 저게 상왕봉(우두봉)이리라.
홍제암: 임진왜란 때 활약한 사명대사가 입적한 곳으로 유명하다. 사명대사의 부도가 있고, 비문은,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이 썼다고 한다.
용탑선원(용탑암): 3.1운동 민족 대표 용성 스님의 사리탑을 관리하고 있다.
백련암: 대대로 산중 어른들이 주석해 왔다고 한다. 주변에 기암괴석과 노송들이 둘러 있어 가야산 으뜸 경치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희랑대: 희랑 조사가 머물던 곳이다. 기기묘묘한 지형과 빼어난 경치로 금강산 보덕굴에 비유되곤 한다.
지족암: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걸쳐 희랑 대사가 기도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희랑대에서 건너편으로,비스듬히 올려다보이는 이웃에 있다.
국일암: 창건 연대는 불분명하고, 조선 인조 때, 남한산성 축성 공적으로 인조 임금으로부터 원조국일법사라는 시호를 받은 벽암 스님이 중건하였다고 한다. 대문 모습도 그렇고, 절집에서 옛 양반 고택 분위기를 느끼다.
약수암: 1904년에 창건되었으며, 비구니 스님 수도처이다. 산밑에서 해인사 일주문에 이르는 길에서 가깝다. 나오다가 되들어가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나오다.
금강굴(금강암): 1976년에 창건되었고, 비구니 스님 수행처이다.
보현암: 금강굴과 담장 하나 사이를 두고 나란히 이웃해 있으며, 홍류동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1973년 창건되었다. 금강굴과 담장 하나 사이를 두고, 나란히 이웃해 있다.
삼선암: 1893년 창건. 최근에 비구니 선원을 세우는 등 규모와 면모가 새로워졌다고 한다.
점심 식사는 해인사 식당에서 한다. 백련암에서 베푸는 대중공양이다. 산중에 있는 모든 스님이 한 곳에 모이는 광경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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